brunch

매거진 기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중얼리 Apr 03. 2021

편집자의 몫, 글쓴이의 몫

라이팅북 PDF를 제작하고 한겨레에 3번째 글을 기고해 본 입장문 등

편집자는 정말 대단하다. 

000 편집, 이라는 바이라인이 붙지도 않는데 엉성한 글을 완벽하게 만들어 준다. 

어떻게 보면 좋은 편집자는 좋은 기획자와 비슷한 결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내 기준에서 꽤 큰 돈을 들여 에디터를 섭외해 작업해 보았다. 

그리고 매우매우 만족했다. 나 혼자서는 결과물에 가까이도 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 책임감과 실력, 그리고 편집에 드는 시간을 존중한다. 존경까지 갈랑말랑한 수준으로. 


아래는 내가 보낸 초고와 하루 정도의 편집을 거친 발행본이다. 

긴 말 필요 없이 한 번 비교해 보시면 좋겠다. 언젠가 유명인의 자기계발서 초고와 편집본을 비교해보고 싶다는 요상한 소원이 생겼다. 


<초고>

2010년 유네스코를 통해 잠비아에 파견되어 진행했던 문화예술 프로젝트 작업이 청년작가 요요진(YOYOJIN, 37)이 작가가 된 계기다. 2019년부터는 국내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각종 야외행사와 축제에서 라이브 드로잉을 선보였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인전을 선보여 온 작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고유한 캐릭터를 그리는데, 소재와 플랫폼을 넘나드는 작업을 선보인다. 캔버스, 벽, 박스 등 다양한 표면 위에 작업할 뿐만 아니라 AR, VR, 애니메이션, 사운드 등 작업의 범주를 넓히는 데 거침이 없다. 


작가는 이번 4번째 개인전 출품작 일부를 NFT(Non-Fungible Tokens)형태로 동시에 판매하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드로잉 24점, 영상 5편, AR 1점, 조각 4점 중 15점의 작품을 DIY 예술인들을 위한 개방형 NFT플랫폼 오션씨(oceansea.io) 상에서 전시기간에 맞춰 경매를 진행한다. 개인전 현장의 전시작품 경매 결과와 NFT플랫폼 경매결과를 전시 종료와 함께 작가의 홈페이지와 SNS에 공지해서 비교하는 실험이다. 많은 현대미술 작가들이 이미 열심히 업로드를 하고, 의외의 판매 성과도 내고 있는 이 시장이 오프라인 개인전과 접목된 것으로는 최초다. 요요진 작가는 3년 전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 이더리움 기반의 온라인 게임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를 접하고 NFT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사운드, 드로잉’이라는 전시 제목은 하나의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 속 여러 흔적을 의미한다. 전시장에 전시되는 작업물이 생산되는 소리, 작품의 제작과정과 완성, 유통의 다양한 방식을 다양한 형식으로 공유한다. 연필드로잉을 처음으로 접했던 어린 시절부터 아프리카(잠비아)에서의 활동들, 한국에서 작가로 활동하는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풀어낸다. 


요요진 작가의 작업은 아프리카’에서 9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탐구한 사랑’과 ‘평화’를 꾸준히 주제로 담고 있다. 사랑과 평화와 관련된 작가의 작품을 누군가 NFT로 소장하고, 그 소장품이 수많은 사람들이 인증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실존하게 되는 일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전시는 성수동 공장갤러리에서 오는 15일까지 이어진다. 



<발행본. 2021 4월 2일 금요일 한겨레 서울앤 7면>


http://www.seouland.com/arti/culture/culture_general/8096.html


제목은 항상 편집진이 정해 주신다. 3번째 기사, 잘 다듬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