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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굴씨 Apr 13. 2024

스타트업은 처음이라서요.

공무원처럼 일하는 곳에서 약 7년간 일하다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다. 

사실 이전 직장을 떠난 가장 큰 이유는 절차, 문서, 형식, 수직적인 관계가 질린 탓이었다. 그래서 자유로워보이는 스타트업을 선택했다. 


모든 스타트업은 자유롭울 거라는 게 내 착각이었다는 걸 깨닫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가 글로 봤던 스타트업에서는 4.5일제, 재택근무, 맥주데이 등등 신박한 복지를 제공하고 있었다. 

당장의 영업이익이 크지 않는 스타트업에서는 돈이 아닌 다른 형태로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번에 들어간 스타트업도 그럴 줄 알았다. 


더 늦어진 업무속도


아직은 규모가 크지 않아 당연히 의사결정이 빠르고 업무 처리 속도가 빠를 거라고 생각했다. 이전 조직의 경우, 최종결재까지 3~4차례 대면보고가 필요하여  늦을 수밖에 없었다. 스타트업으로 오면서 기대한 것 중 하나가 빠른 업무처리였다.


하지만 이게 웬걸.


이전 회사보다 업무 속도는 늦어지고 후속조치도 잘되지 않았다.


왜일까.


소규모의 스타트업이다 보니, 모든 의사결정이 대표님을 통해 진행되지만 모든 걸 챙기기에는 대표님의 일정은 너무나 바빴다. 

업무 중요도에 따라 어느 정도 권한 위임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시간은 기다리는데 소비되었다. 


카카오톡 중심으로 업무가 진행되고, 자료 공유도 대부분 카카오톡으로 되었다. 프로젝트가 있으면 진행상황이 공유가 되어야 하는데, 담당자들만 알고 있으니 중복해서 자료를 만들기도 하고, 별 것 아닌 내용인데도 담당자한테 꼭 확인을 해야 했다.


이뿐만 아니라, 어떤 이슈가 생기면 누군가를 담당자로 지정하고 업무에 맞게 TF를 구성해서 일처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모든 직원을 소집했다. 심지어 회의안건을 미리 알려주고 생각해서 회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모여서 의견을 나눠보자라는 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회의시간은 길어졌다. 2시간을 넘기고도 아무런 결론을 얻지 못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조금씩 현타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업무가 많거나 힘들지는 않지만 업무방식이 답답하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대표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니 본인의 부정적인 의견에는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타입에다 

우리 회사는 '자유로운 회사', '좋은 회사', '가족 같은 회사'라는 자부심을 크게 느끼고 계셔서 더욱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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