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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한게릴라 Jan 07. 2022

행복할까? 행복해보이면 그걸로 된걸까?

마이크 뉴웰, 영화<모나리자 스마일>


대학원을 졸업하고 했던 공부와 하던 일이 진부해질즈음, 다시 새로운 연애를 시작했다. 그리고 새로운 삶을 선택해야 하는 과정에서 좋은 스승을 찾은 영화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캐서린 왓슨'. 우리나라로 치자면 이화여대급 되는 상류층의 미국 동부의 저명한 신부학교, 웰슬리대학교에 서부에서 미술사 강의를 온 아주 급진적이고 진보적인 여교수다. 참고문헌을 모두 읽고, 교재를 달달 외우는 성실한 태도로 수업에 임하는 웰슬리 대학의 여대생들에게 어느날, 그녀는 오묘한 미소를 띈 여인의 그림을 펼치며 질문한다.


행복할까? 행복해보이는 걸까? 행복해보이면 그걸로 된 걸까?

그녀가 펼치 그림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으로 저명한 <모나리자>이다. 꼬불꼬불 미로처럼 늘어진 줄 끝에서 만난 <모나리자>는 루브르 박물관 초입에 인파에 짙눌려 본 가장 험난한 관문이었던 기억이 난다. 신원을 알수없는 작품 속의 여인의 신비로움은 그녀의 오묘한 미소를 통해 더욱 고조되는게 특징인 그림이다. 모호하지만 부드러운 여인의 미소를 묘사하기 위해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스푸마토(sfumato)'라는 기법을 사용한다. 이 기법은 인물의 윤곽선을 일부러 흐릿하게 처리해 경계를 없애는 방법이다. 또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색채의 조정을 통해 대기의 효과를 묘사하여 공감감을 표현한다. 모두 그 시대에 흔히 사용하지 않던 기법들이다. 이 오묘한 그림을 놓고 여교수는 의문의 답을 던진다.


보여지는 것과 본질은 달라.


2차 세계대전 이후, 고전적인 가치가 충돌하기 시작되는 가운데 여전히 보수적이었던 미국 동부.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에 순응하며, '지성'과 '외모'를 겸비한 훌륭한 '부인'과 '엄마'가 되기를 선망하는 여대생들을 양성하는 학교에 행성처럼 등장한 이 이질적인 여교수의 행보는 과히 파격적이다.  


미래의 지도자를 키워내고 싶었어요. 지도자의 부인이 아니라.

교재에서 정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지는 그녀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에도 변화를 위한 그녀의 과감한 행보와 신념은 그녀가 보여주는 그림으로 대변되기도 한다.


모나리자를 비롯하여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페인트 통에 물감을 그대로 가져다 마구잡이로 흩뿌린 것 같은 형태의 젝슨폴록의 추상회화와 비극성과 상징으로 가득찬 피카소의 작품 앞에서 그녀가 끊임없이 외치는 것은 '주체'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선택하라.  

난 변화를 주고자 웰슬리에왔다.
하지만 남을 위한 변화는 자신에게 거짓말이 되는거야.


그녀의 다른 수업방식에 냉소적이던 학생들은 점점 변하기 시작하고, 자유롭고 독립적인 그녀에게 가장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던 학생 배티 역시 결혼 이후, 회의를 느끼며 새로운 변화를 선택하게 된다.

행복할까? 행복해보이면 그걸로 된 걸까?


남편의 외도에 그냥 참고 살라는 엄마의 조언에, 배티는 모나리자와 같이 웃고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본질과 다른 삶이 아닌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길 잃은 방랑자가 아니다. 오히려 분명한 목표가 있는 사람이다.

어느날 웰슬리를 찾아온 이방인으로,  잃은 방랑자가 되기도 했던 왓슨교수는 모든 방랑에 목적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자신의 삶으로 보여준다. 또한 그녀의 많은 시도와 시행착오 끝에, 오해를 풀고 변화를 경험하기 시작한 학생들은 자신만의 감성과 감각, 자신만의 심리와 신념,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린 그림을 그녀에게 선물한다.


방황과 절규 속에 피어나는 이글거리는 고흐의 열정과 사랑을 담은 해바라기를.   

고질적으로 세상의 방랑자이자 이방인이었던 나의 손을 잡아준, 용감한 왓슨 선생님에게 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같다. 나만의 캠버스에 나만의 드로잉과 채색으로 나만의 삶의 그림을 만들어 준 고마운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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