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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윤희 Jan 06. 2021

당신 지금 성장하고 있습니까?

HR 인사이트 2021년 1월호 특집 : HRer의 연차별 축적과 발산 

2021 HR의 미래라는 HR 인사이트 2021년 1월호 특집기사로 기고한 내용입니다. 


모든 이들은 일에서, 삶에서 성장을 꿈꾼다. 인사담당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입사 후 밀려드는 일을 처리하다 보면, 성장보다는 당장의 업무에 급급하게 되기 일쑤다. 경력 단계별로 갖춰야 할 역량을 정리해본다면 성장의 방향성이 좀 더 뚜렷해지지 않을까. HR 업에 대한 고민과 함께 성장을 꿈꿔보길 바란다.


HR 기능은 기업의 존재 이유 Mission를 중심으로 두어야 한다. 구성원과 조직이 성과를 만들어 내도록 성장을 도와서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를 올바르게, 제대로, 영향력 있게 만드는 일이다. 사람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구성원이 직무를 잘 수행하도록 지원하고, 성장을 돕고, 동기부여가 가능한 문화를 만들고, 제도를 설계하고, 환경을 세팅하는 것이다. 그런 본질은 세상이 변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변화된 시대에 맞도록 방법과 제도를 구현해 내야 한다.


<표 1>은 15년 전에 자사 역량 모델링을 통해 도출한 인사 직무 역량이다. 지금 다시 봐도 필요 역량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해야 하는 역할은 그대로다. 단지, 그 역할의 디테일만 변화됐을 뿐이다. 예를 들어 성과를 이끄는 평가 방법이 시대의 흐름이나 기업의 시장 상황, 사업 영역에 따라, 세대의 특성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것이다. 이에 시대 변화보다 HR 담당자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역량을 연차에 따라 정리했다.


(입사 후 ~ 5년 차) 기본에 집중하자

모든 일은 첫 단추가 중요하다. 인사 직무를 처음 시작할 때 준비해야 할 역량을 소개한다. 


HRM담당자가 알아야 할 기본 업무

1) 인사 제도와 관련한 법령을 숙지하고 이를 업무에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기초가 되는 근로기준법은 독학, 학습 커뮤니티, 외부 교육, 온라인 강좌 중 선호하는 방법을 통해 무조건 익숙하게 만든다. 실무에서 아! 이건 근로기준법을 확인해야 하는데 라고 인식할 정도면 충분하다. 그 후 노무사의 뉴스레터를 매주 확인하면서 판례 및 달라진 법령을 이해하고 업그레이드시킨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이 되는 지식이다.


2) 엑셀의 달인이 되자. 

인사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처음이자 끝은 엑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사 업무는 수많은 인사 데이터를 다룬다.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정리, 관리하려면 엑셀은 필수다. 엑셀을 활용하면 각종 인사 DB를 재가공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다양하게 분석할 수 있다. 피벗은 기본이다. 승진심사나 선발 등 각종 순위를 선정할 때 rank, 퇴직률, 적정 인력 규모, 목푯값 산출 등에 사용하는 vlookup, 급여 인상 등 숫자 자릿수를 줄이는데 필요한 roundup, 평가 문항 확인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 분석 중 상관관계 분석 correlation, 항아리 또는 피라미드 차트 만들기 등등 엑셀을 다룰 줄 알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3) 채용, 급여, 보상, 배치, 교육, 퇴직, 노무 전반의 지식은 얕더라도 섭렵해야 한다. 

실무는 디테일하게 모르더라도 전반적인 인사의 흐름을 알아야 한다.


HRD 담당자가 알아야 할 업무

1) 과정 운영 역량이 필요하다. 

개발된 교육프로그램을 준비, 운영, 결과보고까지 하는 역량이다. 과정 평가를 통해 이후 과정을 수정, 보완, 개선해 운영한다. 교육 효과를 위해 사전 과정 안내부터, 진행 시 필요한 장비, 렙업 보드, 간식 등 과정을 살피고 지원한다. 또한 강사의 강의 내용을 꼼꼼하게 모니터링 후 정리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2) 학습 내용에 따른 학습 방법을 기획. 개발해 교육프로그램을 구체화할 수 있는 교수설계 역량도 필요하

다. 

비대면 환경에서는 섬세한 교수 설계가 필요하다. 교육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설명, 영상, 사례, 참여, 질문, 그룹 활동 등을 적절하게 배분, 활용해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멘티멘토, 패들렛, 뮤럴 등 비대면 상황에서 교육생의 참여를 이끌 수 있는 툴이나 영상 활용법을 익혀두면 차별화된 역량을 채워갈 수 있다.


3) 교담자도 엑셀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PT 능력이다. 

그 기본이 파워포인트 활용이다. 교담자에겐 ‘전달’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동기부여, 몰입을 높이는 과정 안내에 필요하다. 강사의 강의 PT를 지원하거나 직접 강의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역량이다. 기능을 익혔다면 인포그래픽, 내용의 구조화, 색감, 이미지 활용법 등을 학습해 두면 효과적이다.


(5년 ~ 10년 차) 치트키를 준비하자, 이 시기가 나의 미래를 바꾼다

HRM담당자라면 인력 관리(인력계획, 정원 산정, 채용 프로세스 관리. 체계적 선발도구 운영), 개인 및 직무 평가(개인&조직의 성과 측정, 지원 프로그램, 개인별 직무 설계, 개발. 실행 및 실적 평가관리), 상담(조직원과 면담을 통해 내담자의 문제 해결 지원), 제도 기획(조직의 전략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장단기 계획 수립 및 관리방안 제시) 중 한 영역 하나를 주특기로 만들어야 한다. 그 주특기를 깊게 학습하고, 경험을 만들어 대체 불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떤 영역이든 향상하는 방법은 같다. 관련 책을 읽고, 교육을 듣고, 타사 사례를 조사하고, 직 간접적인 경험을 쌓아나간다. 조금씩 시도하고 보완하기 위해 능력을 키워나간다. 책을 읽고 준비하는 과정은 두려움을 가져가고 자신감을 선물해 준다. 


HRD 담당자라면 요구 분석 능력을 키워야 한다. 다양한 설문, 인터뷰, FGI 등 현장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명확하게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설문 설계, 인터뷰 스킬, 퍼실리테이션 스킬, spss 혹은 엑셀로 분석 역량을 키우는 것이 이후의 큰 차이를 만든다. 


또한 과정 개발 능력을 갖춰야 한다. 여기서 승패가 가름된다고 생각한다. 교육 운영자에서 과정 개발자로 역할 전환을 해야 할 시기다. 짧은 과정이라도 요구 분석법을 배워서 실제 과정을 만들고, 사내 강사를 육성하거나 직접 강의를 해 보면서 실력을 키워야 할 때다. 체계적 교수 설계 이론과 ISD를 기반으로 한 요구 분석, 설계, 개발, 실행, 평가 프로세스를 학습한다.


(10년 이상~ 팀장) 인맥과 경험을 축적하자

직장 생활에서 실력 차이는 일의 축적 여부에 따른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실력을 축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에 떠밀려 퇴적당하는 사람도 있다. 축적이란 스스로 학습하고 경험을 성찰하며 일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말한다. 탑을 쌓는 것과 같다. 반면 퇴적은 스스로의 노력 없이 떠밀려 일을 반복하는 것이다. 이 시기 가장 중요한 것은 인맥과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다. 


이는 인사 교육 어떤 영역에서나 필수인 기획 역량의 차별성으로 나타난다. 경영 및 HR 트렌드를 파악해 중 장기 인사제도 혹은 인재육성 전략을 수립하고 인사/교육 체계와 제도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10년 이상 HR 업무를 수행하고 있더라도 성향, 동기, 역량이 되지 않는다면 HR을 평생 업으로 삼을 것인지를 고려해야 할 시기다.


(팀장 이후) 영역을 확장하자

인사 팀장이라면 조직문화, 교육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교육 팀장이라면 반대로 인사 업무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육 10년, 인사 10년을 한 경험으로 보면, 인사, 교육 업무는 HR이라는 이름으로 모였으나 기본적인 속성이 다르다. 인사는 효율적 관리, 필수 법령 이행, 일정이 확정된 업무다. 꼼꼼함과 정확성이 중요하다. 그에 비해 교육은 확장성, 융통성이 필요한 업무다. 


표현 하나를 예를 들어보자. 교육팀장이 과체중인 대상자에게 ‘마른 것은 아니니깐’라고 말하는 것은 융통성이지만 인사팀장에겐 불명확함으로 오해를 만드는 표현이다. 업무의 특성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인사나 교육 모두 조직 구성원의 성장을 도와 성과를 이끄는 역할은 같지만, 업무 속성, 잘하는 방법, 큰 골격이 다르다. 그 경계선을 확장해야 한다. 이때 역량을 키우는 방법은 관심과 협업이다.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니업무, 내업무 대신 관심을 가지고 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역량을 확장한다.


일을 재정의하고 직무를 재설계하라

직무에 대한 의미부여는 단순히 의미만 부여하는 차원을 넘어 일을 재정의하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일을 재

정의하면 일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재정의한 일의 목적에 따라 역할과 일하는 방법을 바꿀 수 있다.

직무의 역할과 방법을 스스로 설계하는 것을 직무 재설계라고 한다. 목적이 명확한 일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지름길이 보인다. 이에 따라 직무를 재설계하면 새로운 역할, 새로운 결과,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고 일의 전문성이 쌓인다.


직무를 재설계하는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일의 의미’라는 추상적인 주제는 다음 네 가지 질문으로 구체화된다.

첫째, 왜 이 일을 하는 걸까? 왜 이 방법으로 하는 걸까?

둘째, 목적에 맞지 않은, 버려야 할 일들은 무엇일까?

셋째, 이 일은 변화된 시대에 맞는 걸까?

넷째, 지금 하는 일로 고객에게 다른 가치를 줄 수 있을까?


첫 번째 질문은 당연한 것을 낯설게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타성대로 하던 일 처리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

다. 효율적으로 일하는 HRer들은 질문에 대한 답, 핵심을 찾아 제대로 일한다. 


두 번째 방법, 직무 다이어트.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일은 멈추고 꼭 해야 하는 일인지 점검하는 것이다. 목적지를 향한 과정에서 ‘하면 좋지만 안 해도 괜찮은 일’은 과감히 버리는 것이 핵심이다. 조직이 오래되면 과정과 절차라는 이름으로 관행이 생겨 군더더기 지방이 쌓이게 마련이다. 개인의 직무도 마찬가지다.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기 위한 주 52시간 근무제가 법제화된 시대에 효율적 일하기라는 직무 다이어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중요하지 않은 일을 버리고 중요한 일에 집중한다. 


세 번째 질문은 일의 목적을 미래 관점에서 재정의해 새로운 역할을 찾는 것이다. 과거에 중요하고 당연했던 것이 미래 관점에서 직무를 재조명하면 버려야 할 군살 인지도 모른다. 미래 관점에서 일을 재정비하고 불필요한 것은 버리고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하면 결과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게 된다. 채용 담당자라면 이력서만 검토하고 면접 일정만 짜서는 안 된다. 좋은 인재 유치를 위해 빅데이터를 추출하고 인공지능과 비대면 가상현실 면접을 시도할 필요도 있다. 지원자 정합성 예측 지표 개발, 채용 데이터 분석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등의 시도는 직무 가치를 올린다. 이런 시도와 경험은 인공지능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시대에 나의 생존 무기가 된다. 인공지능에게 일을 뺏기는 피해자가 아니라 활용 능력자가 된다.


네 번째 질문은 고객이 얻는 효용을 중심으로 직무를 재편하는 것이다. 최근 피플팀이 뜨고 있다. 오래전 인사는 관리하고 통제하는 부서였다. 만약 인사를 구성원을 케어하는 팀으로, 회사에서 좋은 경험을 만드는 것으로 재정의 한다면 직무를 재편할 수 있다. N사가 ‘영상 다운로드 서비스’라는 기능에서 ‘알려지지 않은 좋은 작품을 고객에게 알린다. 고객의 다양한 취향에 따라 제안해서 영상 산업의 다양성과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라고 업을 재정의 하듯 말이다. 인사부서의 고객을 누구로 정의할 것인가? 고객이 인사 직무를 통해 어떤 효용을 얻게 할 것인가를 뉴 노멀 시대에 한 번쯤 고민해 본다면 새로운 기적이 일어날지 모른다.


일의 목적 찾기란 ‘일을 왜 할까?’에 대한 답을 스스로 구하는 일이다. 답을 찾았다면 일에 의미가 부여되면서 타성에 젖어 있던 어제의 나는 사라지고 생명력 강한 나로 새로 태어날 것이다. 이제 HR 담당자로 내 직무의 목적을 먼저 찾아보길 권유한다.


https://www.hrinsight.co.kr/view/view.asp?in_cate=109&in_cate2=&bi_pidx=3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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