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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 Kong Sep 07. 2017

오수나는 정말 부진한걸까?

수비력을 통해 본 오수나의 부진



오수나는 정말 부진한걸까?

결국엔 수비가 문제다

(제이스의 주전 마무리투수 Roberto Osuna)


벌써 10번째 블론세이브을 기록했다. 방어율도 개인 커리어 최대로 늘어나버렸다. 데뷔 후 2년간 20세이브와 36세이브를 거두면서 블론세이브는 3개와 6개 밖에 기록하지 않았던 그는, 올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벌써 10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해버렸다.


바로 블루 제이스의 주전 마무리 투수 Roberto Osuna의 이야기다. 그는 최근 3일과 5일에 열린 볼티모어와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각각 9번째, 10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그 경기에서 제이스도 모두 연장끝에 패배를 경험해야 했다. 


2015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Osuna는 데뷔 시즌 69.2이닝 20세이브 ERA 2.58을 기록하고 주전 마무리투수가 되었다. 이후 2016시즌에도 그는 74이닝동안 36세이브와 ERA 2.68을 기록하며, 당시 제이스가 데려온 Drew Storen을 제치고 마무리투수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올해 들어 그는 59이닝 밖에 소화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최다 24실점을 기록하며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FIP

(최악의 시즌을 경험하고 있는 Osuna)


Osuna의 이번 시즌 기록 중 눈여겨 봐야할 점은, 바로 FIP가 커리어 최저인 1.83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년간 각각 3.02와 3.20을 기록하며, ERA보다 높았던 FIP가 올해 들어 갑자기 폭락하게 된 것이다. 

(Roberto Osuna 커리어 기록 / 출처: Fangraphs.com)


Fielding Independent Pitching의 약자인 FIP는 ERA의 단점을 보완하고 전적으로 투수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는 기록들만을 추려서 ERA의 형태로 나타낸 수치다. 야구는 단체 스포츠이기 때문에 투수가 아무리 잘 던진다고 한들 수비진의 실력이 따라 주지 않으면 기록상으로 결코 뛰어난 투수로 나타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간단하게만 생각해보면, ERA<FIP일 경우에는 투수가 수비의 도움을 많이 받았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ERA>FIP의 경우엔 투수가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즉, 기록만으로 놓고 살펴보면 Osuna의 부진은 기량하락이나 제구난조와 같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제이스 전체 수비진의 부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면, Osuna의 개인적인 기량 자체는 지난 2시즌보다 발전했다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 Osuna는 이번 시즌 벌써 76개의 삼진을 잡아, 개인 최다 삼진과 9이닝 당 삼진비율(SO9)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개인 최저의 9이닝 당 볼넷 비율(BB9)마저 달성할 가능성도 높다.



DRS/UZR

(60일 DL에 오른 Troy Tulowitzki)


2015시즌 DRS 16(MLB전체 8위) / UZR 1 (MLB전체 16위)와 2016시즌  DRS 28(MLB전체 8위) / UZR 27.6 (MLB전체 6위)를 기록했던 제이스의 수비 수치는, 이번시즌 DRS -28(MLB전체 25위) / UZR -18.4 (MLB전체 27위)로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제이스의 수비율 / 출처: Fangraphs.com)


특히, 키스톤 콤비인 2루수와 유격수, 그리고 핫코너라고 불리는 3루수 포지션에서의 DRS와 UZR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는 Troy Tulowitzki와 MVP 3루수 Josh Donaldson의 잦은 부상 때문이었다.

(제이스의 주요 포지션 별 수비율 / 출처: Fangraphs.com)


이미 60일 DL에 올라 7월 28일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Tulowitzki의 자리는, 주로 Ryan Goins가 메워주고 있지만 기록에서 알 수 있듯 Tulowitzki의 자리를 공수양면에서 모두 매워주지 못하고 있다.

(제이스 2루 출전 선수별 수비율 / 출처: Fangraphs.com)


3루도 마찬가지다. 2년간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던 Donaldson이 부상으로 인해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거나 자리를 비우는 일이 많아졌고, 그 결과 Darwin BarneyChris Coghlan이 3루를 맡았던 경우가 많았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제이스의 MPV 3루수를 대신하진 못했다.

(제이스 3루 출전 선수별 수비율 / 출처: Fangraphs.com)


결국 주전 유격수와 3루수의 잦은 부상이 제이스의 수비력을 감소를 야기했고, 그 결과 Osuna의 ERA와 FIP의 차이가 1이 넘게 나게 된 것이다.



2018

(제이스와 마지막 시즌을 함께하게 될 Josh Donaldson)


Osuna의 부진이 개인적인 기량하락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비력의 감소가 Osuna 뿐만 아니라 제이스의 다른 투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기록으로 명확히 나타나지는 않지만 모든 타자를 전부 삼진으로 잡지 않는 이상, 투수는 야수들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2018시즌 대권 도전을 위한 준비의 첫 걸음은 현재의 수비력을 15년과 16년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건강한 TulowitzkiDonaldson이 제 몫을 해줄 때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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