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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 Kong Aug 20. 2017

'19번째 남자', 래피 로페즈

Raffy Lopez가 제이스와 함께 빅리그에서 뛸 기회를 얻게 되었다



'19번째 남자', Raffy Lopez

베테랑 마이너리그 포수 Raffy Lopez가 제이스와 함께 빅리그에서 뛸 기회를 얻게 되었다


(Kevin Costner 주연의 영화 ‘19번째 남자’, 오른쪽이 Costner가 연기한 포수 Crash Davis)


수많은 스포츠 영화들이 메이저리그를 다루는 것과 달리, 영화 '19번째 남자'는 마이너리그의 모습을 덤덤하게 그리고 있다. 젊고 재능이 넘치는 루키 와일드피쳐 Ebby Calvin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마이너리그의 노장 포수 Crash Davis가 마이너리그에서 호흡을 맞춰가는 모습을 통해, 영화는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 서있는 마이너리거들의 고민과 선택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속 Crash는 흔하디 흔한 마이너리그 포수다. 그런 그는 팀의 유망주이자 파이어볼러 Ebby Calvin과 호흡을 맞춰 그를 빅리그에 올릴만한 투수로 성장시키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CrashEbby가 가진 재능을 한 눈에 알아보지만, 그의 재능을 질투하고 또 그런 재능을 갖고 태어나지 못한 자신을 원망한다. 하지만 동시에 Ebby가 결국 메이저리그에 올라가게 될 것임을 누구보다 확신하고, 마침내 Ebby로 하여금 그의 강력한 직구를 보조할 커브를 던지게 만들어 그를 메이저리그로 올려 보내게 된다.


Ebby를 빅리그에 보낸 Crash는 끝까지 마이너리그에 남아, 마이너리그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우는 것을 마지막으로 선수로서의 삶을 마감한다. 그리고 다시 빅리그 무대를 밟겠다는 다짐과 함께 지도자로서의 새 삶을 준비한다. 이렇듯 Crash 영화 내내 보여주는 질투를 뛰어넘는 헌신과 정정당당한 패자의 모습은 '19번째 남자'를 마이너리그에 대한 교과서같은 영화로 만들어주었다.  


(영화 '19번째 남자'의 원래 제목은 'Bull Durham'으로 한국에서는 1988년 개봉했다)



Who is?

(Raffy Lopez와 제이스의 마무리투수 Roberto Osuna)


8월 2일 빅리그로 콜업된 29살 포수 Raffy Lopez는 여러모로 Crash Davis와 닮은 선수다.


(많은 사람들이 Lopez에게 ‘Bull Durham’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냐고 물었지만, 그의 대답은 ‘Day of Thunder(폭풍의 질주)’였다)


UCLA를 졸업한 Gerrit Cole이 피츠버그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되었던 2011년 드래프트에서,  Lopez는 16라운드 전체 489순위로 시카고 컵스에 지명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유격수와 3루수를 번갈아 봤던 그는 빠른 배트스피드와 필드 전역으로 공을 보낼 수 있는 컨텍트 능력 그리고 준수한 송구능력을 갖춘 유망주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신의 고향인 플로리다에 있는 주립대학에 진학한 그는, 플로리다 주립대학 스포츠팀인 Florida State Seminoles에서 자신의 포지션을 유격수에서 포수로 바꾸게 되었다. 그런 그에게 Seminoles는 팀 역사상, 아니 대학 역사상 최고의 포수 중 하나로 꼽히는 선수의 후임을 맡기게 되었다. 바로 Buster Posey였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주전 포수 Buster Posey)


아마추어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 스파이크 어워드'와 최고의 포수에게 주어지는 '자니 벤치 상'을 수상하며, 2008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샌프란시스코에 지명되어 프로 무대로 떠난 Posey의 빈자리는 Lopez가 채우기에는 너무나 큰 자리였다. Posey가 메이저리그에서 신인왕(2010), 타격왕과 MVP(2012), 5번의 올스타와 3번의 실버슬러거 그리고 1번의 골든글러브를 따내는 동안, Lopez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를 롤모델 삼아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것 뿐이었다.


"그(Posey)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은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책임감이 막중했죠. 그럼에도 Posey 이후를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하지만 저는 결코 그 곳에서의 시간을 바꾸지 않을 겁니다."


컵스에 지명된 이후에도, 그는 좀처럼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15시즌 중반 LA 에인절스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4년반이라는 시간동안,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단지 7게임 밖에  뛰지 못했다. 주어진 14번의 타석에서 11타수 2안타 0.182/0.286/0.182의 성적을 기록한 그는, 신시네티 레즈로 트레이드되어 빅리그에 서기까지 다시 2년을 기다려야 했다.


신시네티 레즈의 트리플-A팀 Louisville Bats에서 155타수 33안타 0.213/0.262/0.297이라는 형편없는 성적으로 2016시즌을 마감한 Lopez는, 그 해 겨울 그의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2016년 겨울

(시카고 컵스 시절의 Raffy Lopez)


2016시즌을 마치고 오프시즌동안 그의 아내 Heather가 레지던트 의사로 일하고 있는 세인트루이스 머물던 Lopez는, 그의 현재 타격코치와 우연한 만남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 해 10월부터 이듬해 2월 블루 제이스와 FA계약을 맺기까지 함께 훈련에 임했다. 그리고 이 만남은 그의 운명을 극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새로운 타격 코치와의 훈련을 통한 가장 큰 변화는 장타력의 증가였다. 장타 생산에 초점을 맞춰 수정한 타격 매커니즘과 발사각도에 유망주 시절부터 타고난 빠른 배트 스피드와 컨텍트 능력이 더해지자, Lopez는 그의 커리어 최고 수준의 장타 생산력을 갖추게 되었다.


덕분에 2017시즌을 앞두고 블루 제이스의 스프링캠프에 7번째 포수로 참가한 Lopez는 스프링 트레이닝동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어 팀으로부터 마이너리그 계약을 제안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한시즌 마이너리그 최다 홈런 기록이 8개에 불과했던 그는, 블루 제이스의 트리플-A팀 Buffalos에서 불과 59경기만에 커리어 최다인 12개의 홈런을 쳐냈고 마침내 빅리그에 다시 설 기회를 잡게 되었다.


"때때로, 작은 기회라고 할지라도 경기에 나가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면 조그마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그게 더블-A에서 뛰는 어린 투수의 성장을 위한 것일지라도 말이죠. 저는 (더블-A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쳤고, 운 좋게 트리플-A에서도 기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빅리그에서 뛸) 기회를 잡아냈죠."


블루 제이스에는 Russel Martin이라는 확실한 주전포수가 있었지만, 그를 백업할 제 2-3의 포수 역할을 할 선수는 마땅치가 않았다. 사타구니 부상에서 회복 중인 Miguel Montero와 부상당한 무릎을 치료 중인 Luke Maile 그리고 빅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왔다 갔다 하는 Jarrod SaltalamacchiaMike Ohlman로 인해, 마침내 Lopez는 8월 4일 Martin의 백업 포수로 빅리그에 콜업될 수 있었다.


양키스에 패배한 수요일 경기에서 첫 선발출전 기회를 얻은 Lopez는, 비록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John Gibbons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공격에서는 볼넷 하나와 포수 타격방해로 두 차례 출루를 얻어냈으며, 수비적으로도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블루 제이스에서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얻어낸 Raffy Lopez)


2016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아내와 함께 보낸 오프시즌은 Lopez 단지 기술적으로만 변화시켰던 것은 아니었다. 2016년은 그에게 있어 개인적으로도 힘든 한 해였다. 오프시즌 첫날 그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셨고, 이로 인해 그는 시즌내내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이에 Lopez는 그가 가진 야구선수로서의 꿈(Baseball Dream)을 이루기 위한 태도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녀(Heather)는 그녀의 꿈을, 저는 제 꿈을 이루고 있어요. 저희는 아직 젊고, 저희가 이루고자 하는 꿈은 저희의 존재 이유와 같습니다. 저희는 서로의 꿈을 위해 떨어져 지내는 현재의 상황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죠. 서로의 커리어에 몸담아야 한다는 것도 이해하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앞으로도 쭉 함께 할 시간이 많잖아요. 그러니까 할 수 있을 때 꿈을 좇아야죠."


비록 시간은 좀 걸렸지만, Lopez는 현재 빅리그에서 뛰며 그의 'Baseball Dream'을 즐기고 있다.




참고/출처

Journeyman minor-league catcher gets his chance with Jays: Griffin/Toronto Star

Offseason swing changes turn Bisons' Raffy Lopez into new man/The Buffalo News

Blue Jays sign catcher Rafael Lopez to minor-league deal/Sportsnet




Raffy Lopez 통산 성적

(출처: baseball-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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