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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 Kong Oct 01. 2017

라이언 테페라의 미래, 커터와 체인지업

마이너리그 선발 경험이 전부인 그가 선발투수로 뛸 수 있을까?

8월27일 작성한 글입니다. 글에 사용된 기록 전체는 최신 날짜를 기준으로 업데이트 하였습니다.



Ryan Tepera가 2018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을까

구원투수 Ryan Tepera의 등장은 실망스런 이번 시즌의 몇 안되는 밝은 측면 중 하나다.


(Ryan Tepera)


영광의 2년을 뒤로 하고 맞은 2017시즌, 타선을 이끌어주던 Edwin Encarnacion의 이탈과 주전선수들의 피로누적 그리고 잦은 부상으로 인해 블루 제이스는 실망스런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원투수 Ryan Tepera의 등장은 이번 시즌 블루 제이스의 희망적인 부분이 되었다.


2017시즌이 끝나고 나면, 제이스의 선발 로테이션에는 2개의 빈자리가 생기게 된다. 이미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휴스턴으로 떠난 Francisco Liriano 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Marco Estrada* 때문이다. 이미 선발투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Joe Biagini가 마이너리그에서 본격 선발투수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음에도, 제이스에는 여전히 선발 투수 1명이 더 필요하다. 그리고 그 자리에 Tepera가 들어갈 수 도 있다.


*현지 시각 9월 20일, Marco Estrada는 제이스와 1년 1,300만 달러 연장계약에 합의했다. 이에 제이스의 2018시즌 선발진은, Aaron Sanchez가 더 이상 물집 문제를 겪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J.A. Happ-Marcus Stroman-Aaron Sanchez-Marco Estrada라는 확정적인 4인 로테이션으로 구성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5선발 자리를 두고 Joe Biagini와 Brett Anderson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Ryan Tepera

(마이너리거 시절의 Ryan Tepera)


2009년 드래프트에서 19라운드, 전체 580순위로 제이스에 지명된 Tepera는 고교시절부터, 다른 모든 투수 유망주들이 그렇듯, 선발투수로 길러졌다. 대학시절에는 Sam Houston 대학 스포츠팀에서 선발 투수로 뛰던 그를 보기 위해 많은 스카우터들이 학교를 방문했다. 성공적인 1, 2학년을 보낸 그는 자신이 10라운드 안에 지명될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위기는 3학년이 됨과 동시에 찾아왔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Tepera의 발이 포도상구균(Staphylococcal)에 감염된 것이다. 이로 인해 시즌 첫 3주를 거르게 된 그는, 더이상 팀의 간판 선발투수가 아니었다. 선발에서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Tepera는 시즌을 망치게 되었다. 그리고 스카우터들도 더이상 그를 찾아오지 않게 되었다.


최악의 3학년을 보낸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2009시즌 말, Dallas Baptist 대학에서 열린 경기에 제이스의 스카우터가 왔던 것이다. 이 사실을 코치에게 미리 전달받은 Tepera는, 결국 이 경기에서의 활약으로 인해 2009년 6월 블루 제이스의 19라운드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


지명 후, 블루 제이스 산하의 루키리그에서 뛰게 된 Tepera는 불과 2번째 선발 경기만에 노히터를 기록하는 등, 총 11게임에 등판해 1.72의 ERA를 기록하고 루키리그를 졸업했다. 2010년과 2011년 각각 하위 싱글-A팀과 상위 싱글-A팀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하며 100이닝 이상 씩을 기록한 그는, 마침내 2012시즌 더블-A로 승격되었다.


2014시즌 트리플-A Buffalos로 승격한 그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불펜투수가 되는 것이었다. 구단에서는 그가 선발 투수로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불펜투수로서의 첫 시즌을 보낸 2014년, 64이닝 3.66 ERA와 67삼진 24볼넷을 기록한 Tepera는 이듬해 2015년 5월 10일 첫 빅리그 무대를 밟아볼 수 있었다. 그 해 메이저와 마이너를 왔다갔다 하며, 9월 12일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프로 첫 세이브 거두기까지 한 Tepera는 2016시즌을 메이저리그에서 맞게 되었다.



Changeup

(Russel Martin과 Ryan Tepera)


첫 메이저리그 데뷔를 이뤄낸 2015년 Tepera는 하드 피치(직구와 커터)과 브레이킹 볼(슬라이더) 그리고 오프스피드 피치(체인지업)까지 3가지 구질을 모두 던질 줄 아는 투수였다. 그가 고교시절부터 트리플-A까지 선발투수로 등판해왔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2015시즌 Ryan Tepera의 메이저리그 피칭 기록 / 출처: 브룩스 베이스볼)


2016시즌에 들어와 그에게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더이상 오프스피드 피치(체인지업)을 던지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기존 5-12%씩은 던졌던 체인지업을 포기함은 물론, 브레이킹 볼(슬라이더)의 비율마저 줄이고 하드 피치(직구와 커터) 비율을 높인 것이다.

(2016시즌 Ryan Tepera의 메이저리그 피칭 기록, 10월 기록은 10/6 한 차례만 등판한 기록이다 / 출처: 브룩스 베이스볼)


이러한 경향은 2017시즌 현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슬라이더의 비중마저 줄이고 직구와 커터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시즌 현재까지 Ryan Tepera의 메이저리그 피칭 기록 / 출처: 브룩스 베이스볼)


투수들에게 있어 더 좋은 구종을 더 많이 던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직구의 구속이나 무브먼트가 어떤 이유에서든 좋아졌다면, 당연히 직구를 더 많이 던져야 한다. 반대로 자신이 갖고 있던 구종의 위력이 떨어질 경우, 이를 포기하거나 새로운 구종을 추가해 시너지를 유도할 수도 있다. 직구의 위력이 감소했을 때, 체인지업의 비중을 늘려 시너지를 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Tepera의 변화는 특정 구종의 위력이 증가했거나 감소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2015-17년의 기록을 비교해보면, Tepera의 4가지 구종 모두에 있어 주목할만한 구속이나 무브먼트의 변화는 찾을 수 없었다.

(지난 3년간 구종별 구속변화 / 출처: 브룩스 베이스볼)
(지난 3년간 구종별 수직 무브먼트 / 출처: 브룩스 베이스볼)
(지난 3년간 구종별 수평 무브먼트 / 출처: 브룩스 베이스볼)


따라서 이 경우, 불펜투수로서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Tepera가 체인지업을 의도적으로 던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불펜투수는 2가지 구종만으로도 메이저리그에서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Cutter

(Ryan Tepera)


팬그래프 기준,  2017시즌 Tepera의 커터는 규정이닝을 채운 메이저리그 구원 투수들 중 전체 5위에 해당한다. 2015시즌 1.1로 메이저리그 전체 57위, 2016시즌 3.9로 전체 22위 그리고 현재 7.2로 전체 11위의 구종가치를 지닌 커터 덕분에, 결국 Tepera는 체인지업을 포기할 수 있었던 것이다.

(2017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메이저리그 구원 투수 커터의 Pitch Value 순위 / 출처: Fangraphs.com)


하지만 지난 3시즌간 Tepera가 던지는 커터의 수직/수평무브먼트 그리고 구속은 크게 변화한 부분이 없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Tepera의 커터는 시즌이 갈수록 강력해지는 것일까?


바로 커터의 사용방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Tepera는 더이상 커터를 존 안으로 던지지 않는다. 그의 데뷔시즌인 2015년부터 지금까지 Tepera는 더 많은 커터를 존 바깥으로 던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커터가 우타자 바깥쪽(좌타자 몸쪽) 아래로 던져지고 있다 / 출처: 브룩스 베이스볼)


그의 커터는 투수 시점을 기준으로 좌타자 몸쪽 하단, 우타자 바깥쪽 하단을 공략해 헛스윙을 유도해내는 구종이다. 그리고 더 많은 커터를 존 바깥으로 던지기 시작할 결과, Tepera의 커터는 Whiff/Swing 비율(타자가 스윙을 했을 때, 헛스윙이 된 비율)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구원투수 중 3번째로 높은 39.15%를 기록하게 되었다.


투구 횟수와 구속 그리고 무브먼트를 모두 감안해야겠지만, 이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커터를 던진다는 Kenley Jansen과 비교해서도 절대 밀리지 않는 수치다.

(출처: FanGraphs)



Starter Again?

(Ryan Tepera)


다시 선발투수가 되기 위해 Tepera 역시도 체인지업을 다시 던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할만큼 강력한 구종을 갖고 있지 않는 이상, 선발투수가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3가지 구질, 즉 패스트볼과 브레이킹 볼 그리고 오프스피드 피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시즌 초 저희 선발 투수들이 부진했을 때, 이미 선발 전환에 관해 Pete Walker 투수코치 그리고 John Gibbons 감독님과 조금 대화를 나눠봤죠. 현재 저는 전보다 기술적으로 발전했으며 피칭 자체도 나아졌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다시 선발로 돌아가도 문제가 없을 겁니다. 코치님과 감독님도 그렇게 생각하죠.”


Tepera가 빅리그에 첫 발을 내딛은 2015년, 블루 제이스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룰-5 드래프트에서 보호하기 위해 그를 40인 로스터에 포함시켰다. 이에 많은 팬들은 Andy Burns(현재 롯데에서 뛰고 있는 그 앤디 번즈가 맞다)보다 Tepera를 먼저 40인 로스터에 넣었다는 것에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프런트는 그가 빅리그에서 빛을 보게 될 것이라 믿었다.

(2017시즌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보스톤 레드삭스로 트레이드된 Rajai Davis)


또, 그 해 8월 제이스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웨이버 공시한 Rajai Davis(현 보스톤 레드삭스)에 대한 클레임을 걸었을 때, 타이거스는 Davis에 대한 대가로 Tepera를 요구했다. 이번에도 프런트는 Tepera를 내주지 않았다. Davis가 구단이 지금도 찾고 있는 빠르고 준수한 코너 외야수였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현재 Tepera는 이미 불펜에서의 견고한 모습을 통해 프런트의 선택이 맞았음을 실력으로 보여주고 있다.


*J.A. Happ-Marcus Stroman-Aaron Sanchez-Marco Estrada이라는 확정적인 4인 로테이션과 Joe Biagini와 Brett Anderson로 짜여진 선발 로테이션에 Tepera를 위한 자리는 없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선발 로테이션에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뤄내는 팀은 거의 없다. 부상 혹은 부진이 겹친다면 제이스의 선발 로테이션에는 (이번 시즌처럼) 구멍이 생길수도 있다.


더욱이 제이스의 불펜에는 Dominic Leone, Tim Mayza, Danny Barnes 그리고 Carlos Ramirez와 같은 새로운 가능성이 속속들이 추가되었다. 이에 Gibbons 감독이 Tepera의 선발전환을 고려할 가능성도 희박하게나마 존재할 것이다.




참고원문/출처

RHP Ryan Tepera Enjoying Rise Through Blue Jays’ System/Jays Prospects

Ryan Tepera looking to start it up for Blue Jays/Toronto Sun

Ryan Tepera has found a home in the Blue Jays bullpen/SB Nation

RYAN TEPERA DEVELOPED AN ELITE CUTTER AND NONE OF US NOTICED/Baseball Prospec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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