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호스트는 무대 안에선 광대야. 고객들도 즐겁게 스텝들도 즐겁게 협력사도 즐겁게 그리고 끝에는 모두에게 박수받아야 할 존재
방송 직전 한 시간 전 카메라 감독 조명감독 FD감독 부조정실 감독들 모두 한 마음으로 어떤 각도와 어떤 방향에서 어떻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베스트인지 논의하고.
방송 직전 리허설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각도 방향 위치 시연 순서와 카메라 감독과 피디가 생각하는 방향을 조율한다.
예를 들어
이 제품은 부감이 좋겠다 싶으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듯하게 잡는 샷) 시연을 이런 식으로 할 테니 위에서 잡아 달라고 해야 하고 디자인을 타이트하게 볼 건지 위에서 아래로 훑으면서 볼 건지 상반신 타이트가 좋은지 풀샷이 좋은지 잠깐 손으로 짚고 갈 건지 까지도 리허설 때 자세히 맞춰야 한다.
(각도에 따라서 그림이 다르게 보이고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달라진다.)
쇼호스트의 말 실력이 반이라면 나머지 반은 말을 뒷받침해줄 시연 실력이다.
얼마나 시의적절하게 콤팩트하게 제품을 동서남북 잘 돌려가며 볶아가며 섞어가며 잘 보여줄지가 반이다.
난 늘 후배들에게 카메라 감독님과 베프가 돼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카메라 감독님과 친해질 시간 상황이 별로 없기 때문에 때로는 호스트들이 본인의 성향에 따라서 카메라 감독에게 말을 전혀 안 건네는 이들이 있다. 어색하다고 더 침묵 늘 그래왔으니 또 침묵 이제는 스텝들과 껄끄러운 관계~~~너무나 어처구니없다.
자기가 무슨 핸들링을 어떻게 어떤 식으로 보여줄지 카메라 스텝들에게 공유를 안 하는 호스트가 생각보다 많다.
본인이 리허설을 꼼꼼히 자세히 안 해놓고 방송 후 그림이 별로였다며 뒤에서 딴소리를 한다.
카메라 감독 플로어 스텝 한분 한분 모두 같은 배를 탄 원팀이다. 한 마음으로 한 동선으로 딱딱 내가 머릿속에 그리는 그림과 그들이 그리는 그림이 일치할 때 방송은 소름 돋게 완벽해진다.
혼자 떠드는 방송이 아니다.
같이 한 몸이 되어 달리는 이인삼각 경기다.
그래서 난 방송 전에 한바탕 땀나게 입도 풀고 몸도 풀고 들어간다. 그리고 오늘도 실없는 농담을 건네면서 카메라 감독님이 기꺼이 즐겁게 그림을 만들어 주시도록 그들의 마음을 살핀다. 그들도 호스트의 마음을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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