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남은 한 장의 사진
- 특별한 추억이 담긴 사진이 있나요? -
라고 묻는다면 나는 일초 망설임도 없이 "우리 넷이 봄꽃이 활짝 피어있는 곳에 눈이 부셔 제대로 웃지 못하면서 웃으려고 노력했던 그 사진"이라고 말할 것이다.
다 버리고 그래도 가족사진 한 장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엄마 몰래 숨겨둔 사진이다.
그 사진을 보면 기억이 났는데, 언젠가 엄마의 서랍장을 정리하면서 나왔던 단독으로 있었던 그 사진은
누구인지 기억하지 못했었다. 그때는 사진을 넣어서 배지 처럼 하고 다니는 것이 유행이었었나 보다.
사진이 담겨있던 배지, 그 배지 속의 아이는 막냇동생이었다.
그 사진을 보고 알아보지 못해서 얼마나 미안했는지, 그리고 알아보지 못했던 내가 너무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언젠가 글을 쓴 적이 있었지만,
오늘의 주제로 다시 생각이 난다.
바쁜 일상 속에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그 사진. 지금 내겐 없지만, 내 마음속에 그날 이후로 선명하게 찍어두었다. 개나라기 가득 피어있었고, 덥지는 않았지만 봄볕이 따갑게 내리쬐던 그때
모처럼만에 가족나들이를 가겠다고 엄마가 우리 넷을 데리고 버스를 탔던가, 택시를 탔던가
청주에 유일하게 있었던 어린이회관으로 나들이를 갔던 기억.
돌아보면 어릴 때 온 가족이 외출한 적은 딱 두 번이었다.
청주에는 '졸졸 호떡' 유명한 호떡가게가 있는데 그 가게가 위치한 곳이 "중앙공원"이다.
"글로리"라는 드라마에 나와서 더 유명해진 것 같다. 커다란 은행나무가 나왔던 그곳, 그 드라마를 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그 중앙공원을 가로질러 가면 호떡가게 바로 옆에 "공원당"이라는 돈가스가게가 있다.
난 생 처음으로 메밀, 돈가스를 먹었던 기억, 그리고 아이스크림까지.
그리고 우리 네 형제의 마지막추억이 담긴 어린이회관의 사진.
첫째로서 막내를 돌보는 일이 잦았기에 유독 잘 따랐던 막내의 얼굴이,
그 시절 엄마가 커다란 가위로 앞 어리를 일자로 깎아주며 일명 바가지 머리를 했던 개구쟁이 막내 남동생.
가끔 네가 살아있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 또래의 남자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나곤 한다. 이쯤 되었을까 하면서
아주 가끔 추억에 잠긴다.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었던 우리들만의 시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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