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관, 문현경의「내가? 정치를? 왜?」를 읽고, 「VJ 버마」를 봤다
1. 왜냐하면 대선까지 한 달 정도 남았다. 그간 내가 했던 투표 방식은 ‘될 것 같은’ 후보 중 나의 이상과 좀 더 가까워 보이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거대 양당 체제의 꼴에 기여를 한 셈이다. 그래도 어떤 때는 세상이 바뀌기를 염원하며 투표하기도 했다. 반면에 때때로는 꾸역꾸역, 윗세대가 피 흘려 얻은 민주주의를 물려받은 사람의 의무로 여겨 투표에 참여했다.
그런데 이번 대선은 음… 잘 모르겠다. 포퓰리즘에 찌들어 펼쳐대는 공약을 보자니 여태까지 취해왔던 방식을 버리고 소신껏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러다가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소신 투표하겠다는 나의 다짐을 단단하게 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2. `버마 VJ`에서는 내가 사는 이 나라에서는 말도 안 될 이유로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었다. VJ가 목숨을 걸고 기록한 것은 상황을 외부로 알리는 것은 당연하고 아울러 공감과 연대를 얻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영상이 촬영된 2007년으로부터 15년이 흘렀고, 작년에 발생한 미얀마 쿠데타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지금 당장 내가 할만한 건 미얀마의 민주주의 쟁취에 관심을 두고 그곳의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오기를 기원하는 일인 듯하다. 일단은 이거라도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3. 선거철이 되면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이 아니라 선거라는 이벤트로부터 나오는 것 같다. 출퇴근 길에 마주하는 선거철 한정판 인사는 부담스럽기만 하다. 우리나라의 모든 권력도 진짜 국민에게서 나오기를 바라며, 진짜 소신 투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