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에 관한 고찰?
디지털이 가져온 편리를 모두가 누리는 것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기술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특히 고령층일수록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까닭은 디지털 혁신이 이들을 깊이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시시각각 일어나는 기술의 혁신 앞에 무력감을 느끼는 사례가 사회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기술이 선한 영향력을 갖기 위해서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새로운 규칙들이 생기면서 우리는 비대면 서비스에 더 의존하게 되었고, 매장에서 키오스크의 역할은 더욱 더 중요해졌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옆에 있던 노인들을 떠올려보면, 그들의 주문에 소통은 필수 요소이다. 목이 아플 땐 어떤 걸 마시는 게 좋을지, 당뇨가 있는데 이 음료를 마셔도 괜찮을지 등 질문을 종종 던지곤 한다. 그렇지만 키오스크 시스템은 사용자가 주문할 것을 고른 뒤 기계 앞으로 가서 터치로 주문 내용을 입력하고 결제하는, 다소 일방향적인 방식이다. 최근의 뉴스 기사들을 살펴보면, 선택과 결정으로 이루어져야 할 소비가 키오스크 앞의 고령층에게는 선택의 기회 없이 오로지 결정으로만 이루어진 듯 보인다.
이렇듯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변화는 디지털 사각지대에 놓인 고령층에게 차별적인 일상을 형성하고 있다. 디지털 격차를 완화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노인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로봇이나 치매를 예방하는 디지털 치료제 등 노인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따뜻한 기술도 있다. 하지만 그 전에 디지털 소외계층을 깊이 인식한 서비스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노력을 해야 산업은 근본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