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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넷맘 Jul 17. 2023

<뉴질랜드 이민 미친 먹거리 물가 충격적인 한달 장보기

(뉴질랜드 뉴스) 작년에 비해 먹거리 물가가 12.1% 상승했습니다.



또 올랐다. 뉴질랜드 물가 말이다.



“정말 충격적이에요. 뉴질랜드가 전세계 주요 식량 생산국인데…”



주요 산업이 농업인 나라,


전세계 유제품, 육류의 최대 수출국 중 하나인 나라,


심지어 인구수보다 양과 소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아,


동물 방귀세까지 도입하자는 나라.


그럼 최소한 고기라도 싸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도 뉴질랜드 먹거리 물가는 심각하다.


심지어 옆 나라 호주보다 더 비싸다.



왜 그럴까요? (황현희)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상악화로 인한 농작물 감소와 같은


만국 공통적인 이유도 있지만,


두 개의 거대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과점 시장형태의 구조,


육류 최대 수출국이기에 입찰장에서부터 국제 가격이 형성되어,


되레 그것이 자국민에게 부담이 된다는 이유도 있다.   



또다른 이유는 GST 세금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호주는 대부분의 식료품에 GST가 붙지 않지만,


뉴질랜드는 모든 식료품에 15%의 GST가 붙는다.



같은 식료품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뉴질랜드는 호주보다 과일 25%, 빵 4%, 육류 31%, 유제품은 무려 39% 비싸다.



결국 시장의 특수성과 상황적인 악재가 겹쳐 물가의 고삐를 제대로 풀어놓은 것이다.




“제가 무역업에서 일하며 충분한 돈을 벌고 있는데도 요즘엔 제 입 하나 풀칠하기 힘드네요.”



오클랜드 기준 성인 한 명의 장보기 비용은 주당 135불 정도 든다.


아들 넷 우리집은 이 표에서조차 찾을 수 없지만,


성인 2 아이 3의 가게 기준으로 주당 407불 정도의 비용이 드는 걸 알 수 있다.



최근 두 달 간의 카드 값을 추려봤다.


6월엔 한화 94만원 (미화 748불).


5월엔 한화 139만원 (미화 1101불).


대략적으로 주당 300~400불(NZD) 사이의 장보기 비용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목할 것은 이 비용이 외식비, 기타 쇼핑 비용을 제외한,


순수 마트 장바구니 비용이라는 것이다 …



한때는 아이들이 먹는 모습이 그저 귀여울 때가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의 식욕은 더 이상 아이들이 아니다.


요즘엔 아이들 먹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걱정이 앞선다.


시커먼 콧수염을 달고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는 4명의 장성들이 상상된다.



이제 라지 피자 4판을 시키면 내 입으로 들어갈 게 없다.


밑장 깔기 스킬에 한 번에 피자 두 장씩 흡입한다.  


바야흐로 1인 1피자의 시대가 열렸다.



비단 피자 뿐만이 아니다.


햄버거, 짜장면, 치킨, 초밥 등 아들넷이 지나가면 모든 음식은 초토화가 된다.


자연스럽게 나는 잔반 처리 담당이다.



엄마가 되고나서야 엄마의 마음을 깨닫는다.


항상 배부르다던 엄마는 세 딸이 남긴 음식을 드셨다.


남은 음식을 데우고, 또 데우고,


버리라고 해도 버리지 않는 엄마가 미련 맞게 보였다.


그러나 아이들이 남긴 새우꼬리를 먹어 치우는 나의 모습도,


늘 김치 꼬다리부터 해치우는 나의 모습도,


어렸을 적 엄마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는 그 말, 이제 그 말이 무엇인지도 알겠다.


그렇게 나지막이 한마디를 내뱉어 본다…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아이들은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그 중에서도 한식을 참 좋아한다.


저녁상에는 늘 김치와 무말랭이가 필요한 아이들,


김치 없음 못사는 엄마를 닮았나 보다.



사실 나에겐 해외살이 아킬레스건이 있다.


바로 음식이다.


입맛은 신토불이 토종이라 서양 음식을 먹으면 니글니글거린다.


춥고 비 오는 날 뜨끈한 국물에 말아먹는 국밥, 그 위에 얹어 먹는 김치가 참 좋다.



뉴질랜드에서 한국 식재료는 구하기도 힘들고 더 비싸다.


한두달에 한 번씩 뉴질랜드에 오는 남편은 한국 식품을 잔뜩 사서 온다.


(우리의 산타)


남편이 올 때면 평소에는 잘 가보지 못했던 한국식당도 마음먹고 방문한다.



이번에는 한국 부페와 곱창집에 가봤다.


이 부페는 바로 요놈, 양념 꽃게를 먹기 위해서였고, (6인 외식비 200불 지불)


곱창집은 양대창이 먹고 싶어서 갔다. (6인 외식비 150불 지불)



맛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바로 이 맛…이라는 감정말이다.



흰쌀밥에 올려 먹었던 엄마의 간장게장.


게딱지에 밥한 숟가락 넣고 쓱쓱 비벼 먹었던 바로 그 맛.  


부추를 올려 놓고 소주한잔과 먹은 교대곱창…


신촌 뒷골목의 돼지 껍데기와 콩나물 해장국집…


깻잎에 양념장을 푹 찍어 아삭한 단무지와 함께 먹었던 신림동 백순대까지…



그것은 내가 기억했으면 하는 맛이었고 잊지 않았으면 하는 감정이었다.


그때의 맛, 냄새, 온도, 감정은 결국 다시는 구현할 수 없는 그때의 추억이었다.


아마도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그때의 맛이 아니라,


꿈엔들 잊을 수 없는 그곳에 대한 향수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나물에 비빔밥이 먹고 싶다.


레시피는 뭐니 뭐니 해도 엄마의 레시피가 최고다.


“간장 넣고. 조선간장.”


“조선, 조선간장?”“외간장?”


“얼마나? 쬐끔?”


그러나 엄마의 레시피는 참 어렵다. 정확한 개량이 없다. 오롯이 손맛이다.



서둘러 무나물과 취나물을 볶고 계란 후라이를 했다.


카레와 연어, 총각김치까지 한 상이 완성되었다.


무나물은 엄마가 해준 단맛이 아니라 생각보다 쓴 맛이 났다.


취나물은 너무 짜 참기름을 몇 번이나 넣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고맙게도 나의 맛없는 밥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해준다.


비빔밥을 한 그릇 비우더니 두 그릇째 먹는다.



아이들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이 음식은 또다른 향수이며 추억이 되지 않을까.


힘들고 지칠 때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음식이 되지 않을까.


타국에서 자라게 될 아이들에게 한국인임을 기억하게 하는 정체성이 되지 않을까…



내가 먹는 것은 곧 ‘나’이다. 나의 추억이 되고 내 삶의 일부가 된다.


그래서 나는 아끼지 않을련다.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것,


언젠가 나의 손맛도 아이들에겐, 잊을 레야 잊을 수 없는 그런 추억으로 남을 테니.


https://youtu.be/FZDD2qjM_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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