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은 시작
검사 후 나는 만화책을 보며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마음이 편했다.
해야 하는 말, 할 수 있는 말을 다 했단 생각이 들었다.
결과가 어떻든 받아들이면 될 것 같았다.
다시 진료실로 돌아가자 의사가 말했다.
어린 시절이나, 유전을 보면 ADHD가 맞으신 거 같습니다.
뇌파나 더 자세한 검사는 굳이 하지 않으셔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안도감이 밀려왔다.
역시 나는 ADHD였다.
이제 타인에게 '내 실패와 실수는 ADHD라서'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나, 그래서?
내가 생각했던 그림은 거기에서 끝이 났다.
나는 문득 아득함을 느꼈다.
진단은 시작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