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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이 Sep 21. 2017

뉴스를 게임으로 만들어보자!

인터랙티브 뉴스 <애타게 대통령을 찾아냥!> 제작기

안녕하세요~ 오늘도 누런돼지 기자입니다.

오늘은 저희가 만든 페이지 중 가장 엄청난 심혈을 기울였지만 잊혀져 버린 비운의 페이지를 소개드릴까 합니다 ㅠㅠㅠ


아 그런데... 설명하기도 전에 눈물이 앞을 가리는군요. 일단 눈물 좀 닦고...


바로 뉴스를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생각으로 내놓은 아래의 페이지

<애타게 대통령을 찾아냥!> 입니다!!!!!!

http://news.khan.co.kr/kh_storytelling/2016/happy/


경향신문에서는 지난해 창간 70주년 기념으로 <행복기행> 시리즈를 내놓았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길’과 ‘다른 삶’을 들여다보는 기획이었는데요. 


군대를 없애고 국방비를 사회복지로 돌린 나라, 누구에게나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나라, 케이블카 설치 하나로 총질이 난무하는 슬럼가를 아이들이 뛰노는 공터로 바꾼 나라...


하나 같이 너무나도 흥미로운 기사였습니다.

당시에도 많은 독자분들이 호응해 주셨는데요. 


저 혼자 보기가 너무 아까워서 이걸 어떻게 하면 재구성해냈을까 골몰하던 차에 하나의 게임이 생각났습니다.

바로 <카멘 샌디에고를 찾아라> 라는 게임입니다.

http://oldgamescan.blogspot.kr/2015/10/blog-post.html


아주 오래전 게임인데요. 이 게임은 유저가 탐정이 되어 세계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는 카멘 샌디에고 일당을 잡는 것이 목적입니다. 독특한 점은 범인을 쫓으려면 전 세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인데요. 이를테면 ‘범인은 크로네화로 환전을 해 갔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토대로 크로네화를 쓰는 나라로 날아가서 또 다른 단서를 찾는 방식입니다.


제가 사실 이 게임을 해 봤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납니다. 다만, 카멘 샌디에고 게임을 차용해 한국에서 개발한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있었는데요. 밤새 이걸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역사 지식을 활용해 조선시대를 넘나드는 그런 게임이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혹시 기억하시는 분은 얘기 좀...)


요즘도 이 게임이 있을까 싶어서 찾아보니 있었습니다!! 현재 유일하게 서비스되고 있는 iOS 버전 <카멘 샌디에고> 입니다.




이 게임만 보면, 굉장한 그래픽과 인터페이스가 필요로 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카멘 샌디에고를 찾아라>는 1986년에 출시된 오래된 게임입니다. 간단한 그래픽과 인터페이스로도 진행이 가능하죠. 


출처: http://gametoc.hankyung.com/news/articleView.html?idxno=16264


그래서~ 한 번 우리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아, 우리는 스마트폰 앱 같은 건 만들 수 없으니까 웹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면 됩니다.


우선 프로토타입을 한 번 구상해 봤습니다. 역시 https://ovenapp.io/으로 ㅋㅋ

ㅎㅎㅎ 이걸 보신 아무개는 딱 한 마디 하셨습니다.

이거 '미연시' 게임하고 똑같은 거 아녀??

(네ㅠ 어쩌다 보니 그렇습니다 ㅠ)


(이미지 파일로 받았더니 글자가 깨지네요 ㅠㅠ)


간단히 말해 행복기행에 나왔던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대통령(당시에는 박근혜 대통령이었죠)을 찾는 게임을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카멘 샌디에고 게임이 도둑을 쫓는 게임이라면 우리 게임의 콘셉은 대통령을 찾는 것이죠. 각 나라를 돌아다니다 보면 대통령이 다음에 어떤 나라로 갔을지 짐작케 하는 힌트가 제공됩니다. 그 힌트를 토대로 다음 나라로 이동하고, 또 다음 나라로 이동하고 해서 마지막에 대통령을 찾는 겁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좀 뭔가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뭔가 게임 같지가 않고...

지금은 우리 팀에 있지만, 그때는 다른 팀 소속이었던 아름름 님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늘 4차원적 재기 발랄한 상상력을 보여주고 계시는 그분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분은 대략 이런 시나리오를 써 오셨습니다.


취업을 못해 슬퍼하고 있는 주인

주인을 위해, 어떻게 하면 취업자리를 찾아주고 일자리를 늘릴 수 있을까 고민하던 고양이는 어느 날 꿈속에서 고양이 요정을 만난다.

"인간 나라의 대통령을 한 번 찾아가 봐, 지금 외국에 있는데 어딘지는 몰라. 하지만 네가 찾아갈 마음이 있다면 가고 싶은 나라를 요술로 데려다 주마"

이렇게 해서 모험을 하게 된 우리의 냥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시간 내에 대통령을 만나면?
물어보고, 그러나 우주어만 되풀이하는...ㅠㅠ

그러나 와서 보니 주인은 다행히 취업에 성공
시간 내에 못 만나면 주인도 취업 실패 ㅠ


고양이라니...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

바로 아름름 님께 캐릭터 작업을 의뢰했습니다.



ㅎㅎㅎ 너무 귀엽죠?


캐릭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사이트에 들어 있습니다.

http://news.khan.co.kr/kh_storytelling/2016/happy/dic/?page=g_int


이제 지난한 작업이 남았습니다.

바로 게임의 대화 내용과 시나리오를 써야 합니다ㅠ

우선 행복기행 기사를 모두 읽고 그걸 재구성해야 합니다.

게임을 마무리할 때까지 기사당 한 10번씩은 읽은 것 같습니다.ㅠㅠ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2212314075&code=210100


기사는 이렇게 재조직됩니다.

구글 드라이브를 활용했습니다.

구글 드라이브에 넣은 내용을 그대로 게임에서 불러와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혹시 오타나 내용 수정 등이 생기면 바로바로 가능하도록 말입니다.



후아... 정말 힘들었습니다.

나라별로 각 장소에 어떤 멘트가 나올지, 어떤 인물이 등장하고 무슨 대화를 나눌지를 다 썼습니다.

그런데 이를 읽어본 아름름 왈... '노잼이에요!!'

그래서...

아름름님께서 고양이에 맞게 대폭 대화를 다듬으셨습니다 ㅠㅠ


저는 아재인 관계로... 아름름 님 의견을 전폭 수용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 몇 가지 아이템도 만들었습니다.

엔딩을 보려면 꼭 모아야 하는 이름하야 '헬조선 카드'!!

또 게임이 끝나면 고양이가 주는 선물도 만들었습니다. 

이 아이템은 랜덤으로 등장하고, 나중에 갤러리에서 얼마나 모았는지 체크도 가능합니다 ㅎㅎ 


유저들이 이런 아이템을 따로 또 캡처하거나 다운로드하여서 자기들끼리 짤방으로 쓰고 하기를 바랐는데... 게임이 너무 안 팔리는 바람에... (쿨럭)



배경 역시 취재사진을 그대로 쓰면 캐릭터들과 약간 언밸런스할 것 같아서 포토샵 작업을 조금 했습니다.

물론 위대한 아름름님께서...


돌아다니면서 만나야 할 게임상 캐릭터들도 빠질 수 없지요.

실제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을 살짝~ 변형시켜 그렸습니다.

역시 위대한 아름름 님께서...



게임을 실제 구동시키는 프로그래밍은 쉽지 않았습니다.ㅠㅠ

일반적인 웹에서는 잘 쓰지 않는 방식으로 화면을 구현해야 해서 쉴 새 없이 에러가 나왔습니다ㅠㅠ

게다가 일천한 프로그래밍 경험으로 게임을 만들겠다고 나서다 보니

점점 퀄리티는 낮아지고, 시간은 늘어나고...


그렇게 카드를 만들고, 아이템을 추가하고 스토리라인을 보강하고 하는 사이...


두둥...

우리 대통령님께서 탄핵이 되고 말았습니다 ㅠㅠ


애초의 스토리를 또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스토리를 조금 변경하고 그림을 바꾸고 또 관련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독일에서는 최순실씨를 만나는 등...)


그러는 사이 서너 달이 훌쩍.... 저도 훌쩍 ㅠㅠ

다른 업부도 처리해야 해서 이 일에만 매달리기 어려워 더더욱 시간은 오래 걸렸습니다.


게다가 본 사이트 외 '백과사전' 사이트도 만들어야 했는데요.

<카멘 샌디에고를 찾아라>에도 잘 모르는 지식은 사전에서 찾아볼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이를 모방해서 행복기행 기사를 볼 수 있고, 간단한 게임 소개를 읽을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팀에 새로 합류한 '금손' 님께 부탁했습니다 ㅎㅎ


http://news.khan.co.kr/kh_storytelling/2016/happy/dic/


제 어렸을 적 꿈이 게임을 한 번 만들어보는 것이었습니다.

과거 퀵베이직으로 한 번 만들어보긴 했지만, 거의 게임이라고 하긴 어려운 수준이었죠.

그래서 게임을 만드는 작업이 얼마나 지난하고 어려운지 알고 있었습니다.

실제 다시 이렇게 도전해 보니 정말 작업량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최초 계획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이슈가 계속 터져 나와서 또 보수하고, 보수하길 반복했습니다.


배경음악까지 무료 음원 사이트에서 찾아 넣고~


그렇게 내놓은 옥동자... <애타게 대통령을 찾아냥!>

http://news.khan.co.kr/kh_storytelling/2016/happy/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지금까지 엄청나게 많은 분들의 사랑은 받지 못했지만, 무려 80분 가까운 분이 참을성 있게 게임 끝까지 엔딩을 보셨답니다!!! (우와!!! ㅠㅠ)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랭킹 1위 (이름없음) 독자님!!!! 대단하십니다!!)



어설픈 게임이지만 <기자협회보>에서도 소개해 주셨습니다.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40748


엔딩을 보신 분만 보실 수 있는 서비스컷! 여기다 살짜쿵 공개합니다~

저희를 찾아보세요 ㅋㅋㅋ



그럼 다음에는 더 재밌는 이야기로 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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