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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솜 Jan 28. 2022

서른, 회사를 나오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TMI 1탄 - 추상적인 편

2020년 5월, 따사롭고 화창한 날씨의 어느 날 퇴사를 했습니다. 창업 전 약 5년 정도의 시간 동안 '뷰티 업계'라고 불리는 시장 속에서 마케팅, 영업 그리고 전략 기획을 두루 맡아왔습니다. 두루 맡았다는 것은 전체를 볼 줄 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뾰족한 하나의 장기는 없다고 볼 수도 있는 '커리어'를 의미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하나는 확실했습니다.


창업하기 딱 좋은 커리어군!


사실 저는 창업이 목적이었던 적은 없습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을 제대로 만들어 보고 싶었고, 그래서 택한 방법이 창업이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쌓아온 커리어 특성상 내 장기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이직보다는 창업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왜 창업을 했어요?라고 물으신다면, 오늘은 ENFJ의 지극히 N 모먼트 답변을 준비했습니다. (S가 보기엔 굉장한 뜬 구름 주의) 제가 창업을 한 이유는 바로, 이 친구들과 같은데요!



이 세계의 파괴를 막기 위해, 이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Pinterest


진심입니다.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드는데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방법은 다양할 테지만 그중에서도 저는 사람들을 설득해서 인식을 바꾸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그렇게 만들어진 변화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소비재 중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로컬 원료를 활용한 샴푸바와 워시바를 만들고 있는 브랜드 호호히가 탄생하게 된 것이지요.


나의 삶이 연결되고 연결되어 지금에 다다르다


창업의 계기는 명확하고 간결해야 멋있는 건데, 전 그렇게 대답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저의 창업은 도봉산 개천 물이 말라 가는 것을 보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12살의 나, 독서실에서 책을 읽다가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다짐했었던 19살의 나, 대학생 공연 동아리들을 모아서 기부 콘서트 열었던 23살의 나, 해외봉사활동을 떠났던 곳에서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돌아와야 했던 25살의 나 그리고 직장을 다니며 꿈꿔왔던 일을 잊지 않기 위해 부단히 방법을 찾고 있었던 29살의 내가 있었기에 다다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도봉인의 자랑 도봉산


다음 편도 이어서 창업을 결심하게 된 TMI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그래도 끝맺음은 해야 하니까 나름 요약해보자면,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고민으로 친환경 바디케어 브랜드 호호히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브랜드라는 매개체를 통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모으고 함께 방법을 찾아나가려고 합니다. 호호히는 시작이고, 우리가 내딛는 첫걸음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더 오래도록 함께 걷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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