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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솜 Feb 10. 2022

도대체 브랜딩이 뭐길래

우리가 생각하는 브랜딩의 정체


브랜딩.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말일 겁니다. 누군가는 '우리도 브랜딩 좀 해보자'는 말을 팀원들에게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 말을 듣고 막막했던 경험이 있을 거예요.



도대체 브랜딩이 뭐길래



창업 전 다니던 회사에서, 말만 들어도 그때가 떠올라 식은땀이 흐르는 '중간관리자'라는 역할을 맡았던 적이 있습니다. 경영진과 팀원들 사이에서 말 그대로 잘 '관리'하고 '설득시키는' 역할을 해내야만 했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실패했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부끄러울 정도로 잘 해내지 못했습니다.


점심시간, 길가다 그림자만 봐도 감성적이 되던 시절


전 어느 누구의 편도 아니었고, 사실 누구의 편도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원하는 건 우리 브랜드의 목표를 잘 설정해서 모두가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전략을 짜고, 계획을 실행하는 것. 그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첫 단추인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습니다.


시도는 해보았습니다. 브랜딩 전략 및 목표를 설정하여 팀에 공유했습니다. 그러나 몇몇 팀원들의 동의를 얻는 것에는 실패했습니다. 회사의 일이니 모두가 동의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맞습니다. 모든 팀원들의 완전한 동의는 없어도 회사가 하는 일이니 업무는 주어질 것이고 팀원들은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뛰어난 브랜딩 전략을 가진 뛰어난 브랜드를 만들 수는 없겠지요.


당신의 브랜드는 어떤 질문에 답하고 있나요?


수많은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줄을 잡아당기어도 모자랄 판국에 서로 다른 방향으로 줄을 당기고 있으면 앞으로 나아갈 일 만무하겠지요.


그래서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여 우리 브랜드의 방향성과 팀의 목표를 설명해야 합니다. 팀원들을 설득시키고 동의를 구하는 것은 회사의 성장 측면에서도 아주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니까요.




'호호히'를 론칭하고 이제 막 1년이 되었는데 감사하게도 여러 번의 강연 자리에 설 기회가 있었습니다. '브랜딩을 잘한다'는 이유였습니다.


푸른 바다 같은 호호히 샴푸바


브랜드 호호히를 만드는 사람들, 우리가 생각하는 브랜딩이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정의하는 브랜딩의 본질은 바로 '시스템'입니다. 멋드러진 디자인, 비싼 예산을 들여서 만든 광고 영상, 연예인이 등장하는 화보가 있어야 브랜딩을 잘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돈이 많으면 잘 나가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착각은 이제 버려야 합니다.


호호히니까, 팝업 이벤트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까


호호히 팀은 우리가 생각하는 브랜딩을 정의 내리기 위해 긴 시간,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처럼 브랜딩의 첫 단계는 우리 팀이 생각하는 브랜딩이 무엇인지부터 명확히 정의 내리고, 그것을 명문화 그리고 체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이야기 끝에 우리가 정의내린 '브랜딩 잘하는 브랜드'의 기준은 그 브랜드가 존재하는 이유와 이루고자 하는 비전을 실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얼마나 단단히 갖추어져 있느냐입니다.


즉, 브랜딩은 시스템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글월의 펜팔 서비스
저와 비슷한 분이시군요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이 브랜드를 만들고 있는지, 그리고 일관성 있게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지.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창업 멤버들이 주축이 되어 브랜드를 이끌어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일관성 있는 목소리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가 커지면 커질수록, 브랜드의 역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때문에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성장의 과정 속에서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힘은 '시스템'에 있습니다.


키워드만 살짝 밝히자면 좌) 책갈피 우) 트리오


그렇다면 호호히는, 나아가 모노무브는 어떤 시스템을 가지고 있을까요? 우리 팀의 의사결정엔 어떤 기준들이 자리 잡고 있을까요?


많은 분들께 사랑받는 호호히 샴푸바의 패키지는 '뛰어난 디자인'을 넘어 '뛰어난 시스템' 덕분에 나올 수 있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만 줄이고 앞으로 차근차근 풀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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