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울대 앞으로 왔는데, 대학원 어떻게 다니죠?

아니 옛날과 너무 다른데?

by 브라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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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벅차오른다.

2017년 12월. 고생 끝에 대학원 합격증이 날아왔다!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이라니!

나도 자랑스럽게 '샤' 마크를 달고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매우 가슴이 벅찼다.


학부는 13학번이었기에 17년 말 당시 13학번인 나는 전설의 화석이나 다름이 없었는데..

18학번으로 다시 샌애긔(ㅇ. <)로 대학원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학부 신입생과 석사 신입생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ㅋ)

단체 사진.png 2018년 1~2월 경영대학원 신입생 환영회 당시. 지금 이 분들은 다 졸업했을 것이다(?)

2018년 1~2월, 경영대학원 18학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학생회 주관 경영대학원 신입생 환영회에 참여를 했을 때 새로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던 때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회계학 전공 어떤 분은 한국은행에서 10년을 일하시다가 오신 분이 있고, 마케팅 전공 다른 분은 메이저 한 업체에서 일하시다 오신 분도 있으시고...

분들에 비하면 나는 갓 학사 학위를 딴, 이제 막 20대 중반에 진입한 애기에 불과했다. 애기.

(물론 학부 때 나도 나름 거의 과탑을 한 혼자만의 소심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대학원을 준비하고 합격하면서 '진짜 나의 전문 분야를 찾을 수 있겠구나'라는 설렘이 있었는데, 이런 대단한 분들과 같이 연구를 하고 공부를 할 수 있다니! 신

입생 환영회 이후로 더더욱 벅차올랐던 가슴, 그 순간 그때의 느낌 아직도 잘 기억난다.


대학원 생활이 너무나도 기대됐다.

(물론, 대학원이 기대와 현실은 너무 다르다는 이야기는 수 없이 들었지만, 그대로 기대가 됐다)




국가의 부름..

그러나 들뜬 마음은 잠시... 나는 곧 국방의 의무를 수행해야 될 사람이었다.

대학교 1학년 때 카투사(KATUSA)에 떨어지자마자, "대학교 때 4년간 뭐 좀 쌓고 가야지"라고 하면서 미뤄왔던 국방의 의무를 이제 드디어 수행해야 될 때가 된 것이다.'

대학원을 준비하면서 군대 시험도 같이 준비했다.

나름 좀 한다는 영어 실력을 이용하여 군대를 가겠다는 생각에 통역장교를 준비했는데, 대학원 합격증과 함께 통역장교도 합격통보를 받아 국가의 부름을 받았던 것이다.

(TMI: 육군, 공군, 해병대를 다 합격했는데, 좀 있어 보이려고 해병대를 선택하였다 ㅋ)


그래서 이 벅찬 가슴과 설렘을 3년을 좀 넘는 기간 동안 좀 미뤄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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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 캡처해온 군 생활 사진 몇 개. 나름 파란만장하게 지냈다(?)




거의 3년 반을 기다렸다!

그렇게 2017년 12월에 대학원 합격증을 받았지만, 2018년 3월 중순에 입대하여 2021년 5월 말 3년 3개월의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했다.


그리고 2021년 7월, 3년 전 설레발쳤던 대학원 생활을 위해 서울대입구역 인근 작은 6평짜리 원룸 오피스텔을 구했다.

9월 개강까지 2개월 정도가 남았는데, 집에 있으면 공부가 안되고, 준비할 것도 많고, 만날 사람들이 많다는 합리적인 핑계(?)하에 좀 일찍 독립했다.


서울대입구역 주변에 자취의 순간을 위해 나는 거의 2개월 정도 동안 플래닝을 했다.

가구는 95% 이케아로 했는데, 침대와 책상 등의 가구부터 꼭 비취 해둬야 될 꿀 자취 아이템까지.

예산까지 신중하게 계획했고, 이사 당일 이케아에서 가구 쇼핑 하울(haul)을 하면서 100만 원 정도 돈을 긁었을 때 얼마나 재미있던가...


(자취를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 설렘의 마음을 알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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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이 이렇게 길 수 있는 지 몰랐다..

유튜브에서 오늘의 집, 집 꾸미기 채널을 엄청나게 보면서, 나름의 인테리어를 했다!

홈 카페도 만들어서 고오급스럽게 커피도 내려마셨다!

그리고 요알못(요리를 알지 못하는 자)이 인터넷을 찾아보면서 처음으로 베이컨 토마토 파스타도 만들어 먹었다!

그래 모든 것이 완벽하다! 이제 학교 생활만 하면 된다!


인 줄 알았는데





온라인이에요? 학생회가 없어요?


집안 세팅을 다 하고 이사를 다 마치고 복학 신청하러 학교 안으로 갔다.

복학이라니... 다시 3년 전 그 기대하던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설렜다.


2018년 군 휴학 신청을 위해 학교 안으로 방문한 적이 있다.

초록 버스 타고.. 서울대 정문을 지나.. 경영대에서 내렸었던 것 같다.

흐릿한 기억을 다듬고 대학원 행정실로 들어가 담당자를 찾아 자신 있게 말을 걸었다.


"대학원 18학번인데요, 전역 후 복학 신청하러 왔습니다."

자랑스럽게 전역증을 꺼냈다.


바로 처리해주실 줄 알았는데 갑자기 '풉'하시면서 웃으시는 거다.


"아... 네.. 근데 요즘 다 온라인으로..."


"아.. 그렇군요... 네.. 알겠습니다"


뭐... 요즘 누가 오프라인으로 하는가.

요즘 다 온라인으로 하지.. 뭐 그렇긴 하지. 수업도 다 온라인으로 하는데..


그런데 2018년 당시에는 군 휴학 신청하려면 꼭 방문해서 오프라인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군 휴·복학은 좀 다를 줄 알고 직접 와서 신청했다.


자신 있게 여기까지 왔는데, 막상 헛걸음질 한 것 같아 약간 뻘쭘해졌다.

약간 쪽팔리긴 했지만, 그래도 정보를 좀 더 얻고자 하나를 더 물어봤다.


"제가 18학번이긴 하지만 21년 후반기 신입생이나 다름이 없는데, 혹시 대학원 학생회나 어디를 통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같은 거 하나요? 언제인지 알 수 있을까요?"


"아.. 학생회가 없어요. 저희도 찾고 있는데 맡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오리엔테이션 같은 것도 없어요. 18학번 이시면 홈페이지에 18학번 졸업요건 한번 읽어보시고..."


약간 막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8년에는 동기들도 있었고, 뭐 모르면 학생회에 연락해서 정보도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의 동기들은 없고, 신입생들보다 나이도 더 있을 테고, 오리엔테이션도 없다니,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이렇게 많이 바뀌었나?


그때 많은 생각이 들었다.


2020년 초부터 코로나가 닥치면서 지금까지 대학 교육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바뀌었을 것인데,

물론, 군 생활을 했을 때 코로나가 시작되었으니, 군 생활 내에서 코로나 팬데믹 하에서의 제도(?)와 생활(?)은 익숙했다. 그런데 아직 난 코로나 시대 하에서의 대학교 / 대학원 생활은 아직 잘 몰랐다. 아무것도 몰랐다.


이제는 다 바뀐 듯하다.


2018년에 학생회 선배들을 통해 얼핏 들었던"이런 이런 수업 먼저 들으세요~", "교수님이랑은 이렇게 컨택하면 됩니다", "이거 이거 먼저 하세요"의 정보들도 대부분 무용지물일 것이도, 이제 새로 시작해야 된다.


2017년 하반기에 시작된 설렘을 3년 반 동안 기다렸는데, 이제 시작 길부터 약간 막막하다!


그래도 어떻게든 적응을 하겠고 잘 생활은 하겠다는 것은 알겠지만, 일단 막막하다!




2021. 07. 21. 대학원 일기 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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