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들을 이들과 같은 부류로 보기도 한다.
시소의 한쪽이 무거우면 그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처럼 좌뇌와 우뇌도 한쪽 뇌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항진되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는 건강뿐 만 아니라 인지적, 행동적으로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 실제로 학습장애, 난독증, 자폐스펙트럼 장애, 발달장애, ADHD, 강박장애 아이들의 뇌를 영상 검사하거나 신경 검사를 하면 한쪽 뇌 또는 뇌 일부 영역의 기능이 상대적으로 저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케스트라에서 모든 파트가 서로 하모니를 이루며 연주되어야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낼 수 있듯이, 뇌의 각 부위도 다른 부위들과 조화를 이루어야 최상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신체나 정신적 문제의 원인을 뇌의 각 부분의 균형에 초점을 두고, 이를 평가하여 거기에 맞춰 치료하는 분야도 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나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진단받은 아이들은 이야기를 읽어 나갈 수는 있어도,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또한 세부적인 숫자나 중요한 날짜를 잘 기억하지만, 이야기가 의미하는 바를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난독증은 반대의 경우이다. 난독증은 학습장애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학습 능력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읽기와 쓰기 능력이 떨어져 공부를 기피하게 되면서 결국 학습부진아로 오인받게 된다. 이러한 오해는 아이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척추측만증도 좌뇌와 우뇌의 불균형을 주요 원인으로 보기도 한다. 뇌의 각 반구는 신체의 좌측 또는 우측만 담당하기에, 한쪽 뇌의 기능이 저하되면 담당 근육의 근력과 근긴장도가 떨어지게 되고, 결국 척추 좌측과 우측 사이의 근육 불균형이 생기면서 측만증이 발생한다고 본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뇌 각 영역 사이의 균형 회복에 중점을 둔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나 ADHD, ADD, 아스퍼거 증후군, 강박장애, 뚜렛증후군 아이들의 경우 주로 우뇌의 발달이 더디다. 이들은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는 기술이 부족하고 세부 사항에만 초점을 맞춘다. 공간 지각력이 약하고 타인의 감정을 잘 읽지 못하며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워한다. 강박적이거나 반복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하고, 충동적이며 때와 장소에 맞지 않는 사회적 행동을 하기 때문에 사회에 적응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또한 면역기능도 지나치게 항진되어서 알레르기나 천식 같은 자가면역성 질환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우뇌는 큰 그림을 보고 좌뇌는 세세한 부분을 보기 때문에 이들에게 작은 글자로 구성된 큰 그림을 보여주면, 작은 글자를 먼저 보는 경우가 많다.
우뇌 기능 저하가 있는 사람들은 작은 글자인 ‘ㄱ’을 먼저 본다. 이런 경우 우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큰 그림을 보는 연습을 한다. 작은 글자나 작은 그림으로 구성된 큰 그림, 여러 장을 가지고 빠르게 반복적으로 보게 한다. 이때 의식적으로 큰 그림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록 한다.
좌뇌는 신체 우측의 감각만을 감지하는 반면에 우뇌는 신체 좌우 양측의 몸통, 어깨, 팔꿈치, 손가락, 무릎, 발가락의 위치를 항상 인지하고 있다. ADHD나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우뇌의 이러한 능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자신의 몸을 느끼기 위해서 삥삥 돌거나, 손을 마구 흔드는 동작으로 정신없이 팔다리를 움직인다. 이러한 모습은 다른 사람에게 의아해 보이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인 셈이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나 ADHD는 여자 아이들보다 남자아이들에게 4배 더 많이 발생한다. 출산 후 2년 동안 주로 우뇌의 발달이 일어나는데, 이 시기의 남아의 뇌는 독소와 같은 주변 환경의 영향에 민감하다. 여성의 뇌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해주는 뇌량이 크기 때문에 충분한 정보교환을 통해서 좌우뇌가 서로 상호 보완할 수 있는 반면에 남성 뇌는 뇌량이 상대적으로 작아서 좌우뇌의 상호 보완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남아들에게서 자폐스펙트럼 장애나 ADHD를 더 많이 볼 수 있는 이유로 설명된다. 때때로 이들 중에 특출한 계산 능력이나 암기 능력 같은 뛰어난 재능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레인 맨’의 주인공이 그러하다. 어떤 이들은 모차르트,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들을 이들과 같은 부류로 보기도 한다.
커버 사진: Photo by Markus Winkler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