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화 평화마을 칼럼-1
상서로운 일의 시작
오늘은 반가운 분들이 한의원을 다녀갔습니다. 아침 7시에 서화면을 출발해서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시고 10시가 조금 넘어서 서화한의원에 도착했습니다. 가까운 곳에 한의원이 없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찾아오셔서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저는 5년 전 서화면에서 공중보건의를 마치고 경기도 고양시에 한의원을 개원했습니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둘 낳고 고양시에 정착을 했지만 서화와의 관계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한의원 이름을 서화로 지었습니다. 2년 전부터는 서화에서 생산되는 들기름, 잡곡, 쌀, 오미자, 조청을 행신동에 소개하고 있으며, 1년에 몇 번씩 행신동 사람들과 함께 서화면을 찾아가기도 합니다.
의사로서 경험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병원에서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이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뛰어난 의사와 훌륭한 약이 자신을 건강하게 만들어 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자신의 건강문제는 자신의 몫이고 의사는 그것을 도와줄 수 있을 뿐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부딪히는 여러 신체적, 정신적 문제는 병원 진료의 범위를 벗어나 있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건강한 삶은 내가 먹는 밥과 잠을 소중하게 여기고, 좋은 말과 감정을 이웃들과 나누고 함께 공부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눈앞의 이익을 넘어서고, 개인의 건강이 사회의 건강과 이어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한 사람이 건강해지는 것은 상서로운 일의 시작입니다. 왠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을 상서롭다고 하는데 건강한 사람의 가슴에는 언제나 상서로운 기운이 있습니다. (瑞和(서화)를 한자로 풀면 상서로운 평화, 상서로운 어울림입니다. 한 마을의 이름으로 정말 멋진 것 같습니다.)
아는 것이 짧고 많이 부족하지만 동의보감을 바탕으로 한 사람이 건강해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병원과 의사를 잘 활용할 수 있고, 하루하루의 삶이 변하고 태도와 관점이 변하는 의학 공부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모두 함께 더 건강해지길 바랍니다. 서화 주민이 건강해지고, 자연과 마을을 잘 가꾸면 서화면은 여러 사람을 고치는 뛰어난 의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修養爲先 藥石次之
수양위선 약석차지
몸과 마음을 닦고 기르는 것이 우선이고,
약과 침은 (병원과 의사는) 그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