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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핵심은 피드백이다

by 행복한 시지프

토스에 입사하고 나서, 팀원들에게 어떤 회사에서 왔냐고 자주 질문 받았다. 나에게 첫 회사인데 말이다. 직급이 없으니 내가 말하지 않으면 내 연차를 몰랐다. 채용할 때부터, 그 일을 수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할 뿐, 연차는 중요하지 않았다. 실제로 1년차와 10년차가 같은 일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토스는 역량 중심 회사이다. 토스 내에서 일반 사원 출신이 임원이 된 경우가 허다하다. 일반 PO 에서 계열사 CEO가 되거나, 일반 개발자에서 Head 가 되거나. 토스에서 자주 쓰이는 말 중 하나가, “역량에 따른 역할 확장”이다. 연차와 직급에 따른 역량 확장이 아니라, 역량이 핵심이다. 그 일을 할 역량이 있고, 그 일을 하고자 한다면, 기회를 쥐어주었다.


역량 중심 문화에 따라오는 키워드는 Feedback 이다. 역량 중심 회사는, 역량이 높은 사람을 채용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역량을 키워서 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역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서로가 피드백을 한다. 이게 평가라고 들릴 수 있지만, 내가 경험한 것은 평가가 아니었다. 업무할 때 좋은 점, 아쉬운 점을 활발히 피드백 하지만, 이게 당신을 해하기 위함이 아니다. 진심으로 성장하길 바라고, 팀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피드백을 주고 받았다.


당연히 아래에서 위로의 피드백도 가능하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래, 위라는 것도 명확하지 않았다. 90%가 직급이 없이 그냥 사원이기 때문에 아래위를 구분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7~8년씩 일한 팀원에게 겨우 1년 일한 내가 피드백을 드리곤 했다. 일반적인 회사였다면 대리가 과장에게 피드백하는 꼴이라, 상상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지만 최소한 토스가 일하는 방식은 내가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피드백이 당연히 가능하고, 가능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우리는 개인을 성장시키고, 일이 잘 되게 만들어서,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들어왔고, 그 목표를 기준으로 보면, 서로 피드백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분도 겸손하게 피드백을 수용해 주시며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주셨다.


이 자세는 나에게 유년 시절부터 뿌리 박혀 있었고, 토스 문화를 경험하며 더 극대화된 것 같다. 피드백은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든다. 문제를 초기 발견하여 최악으로 일이 진행되지 않게 만든다. 나아가 잘하고 싶은 것을 진정 잘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피드백이다. 피드백 없이는 어떤 것이든 잘 해낼 수 없다. 다만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기존의 나를 무너뜨릴 용기, 비록 상대방이 수용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성장을 도와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토스에서 그 용기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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