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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xit Jun 29. 2022

실격! 실격! 실격!

충격! 전인류를 충격에 빠트린 '다자이 오사무'의 충격적인 실격 선언

<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


기괴함. 다가와 내 주변을 감싼다. 하지만 이 느낌은 나와 전혀 닿고 싶지 않아 한다. 책이 풍기는 분위기를 표현할 다른 방법은 전혀 모르겠다. 일본 특유의 문체 때문일까.

다자이의 사체 발견

  


  

불친절함. 우리는 가끔 친() 하지 않은 것들로부터 기괴함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다자이는, 주인공은 지극히도 친절하다. 혹여나 자신을 미워할까 과하게 공손하다. 그는 철저히 다른 사람들을 자신으로부터 격리시킨다. 마치 자신이 병균이라도 되는 양. 책 밖의 독자들조차도 격리시킨다. 심지어 그는 스스로도 자신에게서 떨어지고 싶어 하는 듯하다.     

계란 껍데기 그 밑의 엷은 막. 반투과성의 막. 영양분만을 투과시켜 그 안의 생명을 탄생시키고 성장시켜주는. 하지만 이 경우는 다르다. 영양분은 막고 기분 더러운 것만 투과시킨다. 혹은 영양분은 애초에 없었을 수도 있겠다.     


그가 술을 마시며 즐겼던 희극 명사, 비극 명사 구분하기 / 한 단어의 반의어, 동의어 찾기 게임. 그 게임 속에서 도저히 답을 찾지 못한 '죄'라는 단어의 반의어. 그 답을 어렴풋이나마 추측해볼 수 있겠다.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동의어 관계라 본 요조에게. 죄, 기존의 죄라고 여겨지는 것들, 죄는. 그것의 반의어는 ‘죽음’이었나 보다. 삶은 죄다. 주변 인물들과 격리되어 정신병원에 갇히고 가족에게서마저 소외당하는 형벌을 받고, 그는 이 형벌은 도대체 무엇에 대한 처벌인가 궁금해했다. 순진무구함이 죄인가. 무력함이 죄인가. 그렇다. 나는 죄를 갚아줄 유일한 수단인 신의 형벌을 받는 것이다. 나의 삶이, 모든 행위 마음들이 죄라면 더 이상 짓지 않겠다. 죄의 동의어를 영위할 이유가 없다. 영위해선 안 된다!     

그에게 죽음은 유일, 옳은 길이었음을.     

블루 포스트잇 위 다자이 오사무


  

결국은, 항상은 아니더라도 가끔 우리는 인간들에게 그가 느낀 싫증을 느낀다.  때문에 그에 대한 연민과 동정을 느낄 수밖에. 하지만 그에게 느낀 연민과 동정은 그대로 자신에게로 향한다. 마치 그가 자신을 향해 활시위를 당겼듯이. 기괴함은 자신을 동정하고 연민할  느껴졌다.



@texit.co.kr

#텍시트 #커트코베인애인 #인간실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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