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대로 맡기거나, 과감하게 결정해야 할 때도 있어야 해.
벌써 2024년의 마지막 시즌도 끝이 나고 있다.
겨울이라 그런지, 곧 서른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만으로 세면 아직 한창이지만!)
요즘 생각이 너무 많아지는 시기라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좀 생각 증후군 같을 정도로 과하다 싶긴 한데
그냥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 생각에도 다 때가 있는거겠지 오늘도 역시나 진지 MAX 모드로
Project1에서의 에세이를 써보기로 했다.
오늘의 주제.
내가 하는 일의 본질과 가치는 무엇이며,
나의 가치관과는 어떻게 연결이 되는가?
본질을 묻는 질문은 언제나 어렵다.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나의 생각은 가변적이고, 살아감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달라지므로 가치에 관한 무게중심은 당연히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나에게 일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비록 그것을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지금에라도,
언젠가는 이런게 문제였었구나를 느낄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내고 개선하는 것이 나의 일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이유는 더 편리하게 일을 하기 위함이다.
사람들이 일을 할 때 거쳐가는 여러 프로세스 중에서 어떤 부분은 통합하고, 어떤 부분은 나누고
그렇게 만들어진 기능을 사람들에게 가치있게 전달하는 것이 나의 일이다.
결국 내가 생각하는 일의 본질은 [설득]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상대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공감,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나의 의도와 앞으로의 방향을 설득하는 과정.
이 것들이 순환이 이뤄져야 일이라는 것이 진행되고, 더 발전할 수 있다.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를 물을 때
예전의 나였다면,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사람 그리고 그러기 위해 선택을 가볍게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을 것이다.
빠르게 실패하고, 빠르게 깨닫고, 또 빠르게 전환하여 다시 새로움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
그래서 그 결과가 어떻든 경험과 배움에서 나를 만족시킨다면 그것으로 괜찮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요즘의 나는,
그 실패에서 오는 경험과 배움이 모두 ‘시간’을 대가로 새로운 것을 내어주는 것이라는 걸 늘 생각한다.
무언가를 선택하면 무언가는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나 졌지만 잘싸웠다로 마무리 지을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어떤 선택은 게임의 리셋 버튼처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도 없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깊게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선택하려고 한다.
어느 한 순간의 발자국에서 뒤늦은 미련을 남기지 않도록.
나의 기획에 대한 결과물이, 사람들이 일을 하게 하는 플로우를 수정시키는 일이 될 수 있기에 기획을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하게 되었다.
내 기획, 내 선택이 누군가의 행동 양식에 영향을 끼치게 될 때 내가 선택할 것은 크게 두 가지 방향이다.
기존의 방법은 변경시키지 않는 선에서 조금의 다름을 줄 것인가와
기존의 방법을 변경시키면서 완전히 새로운 정의를 만들어낼 것인가.
보통의 경우 전자를 선택하지만, 최근 나의 일들은 모두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것을 요구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 변경된 업무 양식을, 낯설고 불편하기까지 한 것들을 어떻게 하도록 만들 것인가.
내가 고민하는 지점은 이런 것들이다.
이걸 왜 만들었는지,
이걸 왜 해야만 하는지,
의도와 함께 앞으로 어떤 길이 만들어질지 방향을 제안하는 사람으로 나는 일을 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가치관에서 말한 ‘시간을 사용하기 때문에 선택이 더욱 조심스러워졌다’라는 부분은
나 개인의 시간 자원에 대한 말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간 자원을 생각한 말이기도 하다.
내 기획이 다른 사람의 시간을 쓰게 할만한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확신.
내 안에서 많은 고민과 결정이 선행되어야만, 충분히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을 만큼의 용기를 낼 수 있다.
나 스스로도 나의 일에 확신을 가지고 진행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나를 믿어주고 지지해주지 않는다.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그 본질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 요즘은 조금 가벼워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생각을 너무 많이 했더니 또 다른 생각으로 뻗어나가기만 하고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을 자주 겪는다.
고민을 너무 많이 했더니 고민 그 자체에 집중하기만 하고 전체를 보지 못하기도 한다.
- 글을 쓰던 도중 발견한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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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이미지 출처: unsplash (usman-om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