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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sa Oct 24. 2024

합창의 맛: 한 번 더 부를 수 있을까

취향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깨달음

나는 중학 시절부터 대학교 졸업까지 꽤나 꾸준히 합창활동을 해왔다.

전공자라거나 독보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어서 솔리스트를 했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그저 서로 다른 소리가 모여 하나의 노래가 되는 것이, 음악과 하나 될 때 그 에너지가 소름 돋을 정도로 좋아서 합창을 좋아했다.

특히 대학 동아리에서 시작한 아카펠라는 합창과 또 다른 의미로 새로웠던 경험이었다.


그러다 취업을 준비하고 직장을 다니며 어느 순간 합창 활동을 자연스럽게 그만두게 되었고,

결국 노래 부르는 법을 완전히 잊게 되었다.

어느 날은 코인 노래방을 친구들과 가다가 새삼 내가 이렇게 노래가 안 나왔었나? 하고 서글퍼질 때가 있었다.


그렇게 평범한 회사원으로 일상을 보내던 와중 대학 동아리 공연 소식을 듣고 후배들의 합창을 보다가

아주 문득 다시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고, 인터넷에 활동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서울문화재단에서 9월 진행하는 예술페스티벌을 위해 시민합창단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공직자의 한글 사랑 어디 안 간다고(워드 좀 써주세요.. 한글 프로그램을 무료 배포해 주시던가)

오디션 접수장을 쓰는데도 꽤나 오래 걸렸는데, 영상으로 자기소개와 노래 영상도 보냈다.

영상 찍는데 연습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취방에서 유튜브로 반주 틀어놓고 줌으로 화면 녹화하는 행위가 나름 진지하고도 웃겼다. (진지 90%, 웃김 10%)


대학 합창 동아리 시절 좋아했던 노래로 불렀는데 여차저차 합격.

https://lisletter.tistory.com/60


파트연습부터 우효원, 김희철 선생님의 마스터 클래스, 전체 합주까지 오랜만에 내 합창의 열정에 불을 지폈다. 아 이게 합창하는 즐거움이었지, 아 내가 이런 걸 좋아했었지 했던 경험이었고, 그렇게 약 2달간의 즐거웠던 연습을 지나 목표했던 행사까지 성황리에 마쳤다.



https://www.sfac.or.kr/archive/imageView.do?archiveSeq=12677

https://youtube.com/watch?v=QeuPgfYwPxI&si=5fj-4ToYM5d0bWBA




이번 합창활동을 통해 그동안 고민했던 취향, 취미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나라는 사람이 무색무취하다, 재미없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어떻게 저 사람은 저렇게 매력적일까라는 부러움부터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모르는데 어쩌지 하는 자괴감까지 가지고 살았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짐작도 못할 아주 개인적인 고민이었다.)


그런데 이 활동을 통해 취향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그저 일상 중 내가 행복감을 느끼는 부분이 나의 취향이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 순간 온전히 몰입하고, 시간을 보내며 행복을 느끼고 또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어떠한 유무형의 것이 나의 취향이 될 수 있겠구나라고 느꼈다.


아리랑 악보 촬영, 처음엔 저 음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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