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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쓸모 Nov 23. 2024

모닝페이퍼

11월도 끝나가는 토요일 아침에

 새벽 세 시에 눈이 떴다. 한 밤 중에 잘 잤는지 개운했다. 부엌으로 가서 찬물 한 잔 마시고 침대로 왔다. 다시 누워 잠이 들었다. 이번에는 새벽 다섯 시에 전화가 울렸다. 토요일 새벽에는 풋살을 가는 날이다. 오늘따라 너무 잘 잤는지 이불속에서 한동안 꾸물거렸다. 날씨가 춥다 하니 싸매여 입고 나갔다. 새벽공기가 많이 차가워졌다. 지난 토요일에는 무엇을 입어야 할지 어려울 정도로 여름인지 가을인지 헷갈린 새벽이었다면 오늘은 차가운 공기가 확실히 느껴졌다.

 

 운동장에는 우리 말고 아무도 없었다. 날씨가 선선하고 따뜻할 때는 새벽 여섯 시에도 사람들이 많았는데 추워질수록 사람들이 겨울잠을 자는 것 같다. 사람들이 뛰면 뛸수록 외투를 벗는다. 뛰면서 아침을 맞이한다. 주중에 공을 한 번 찼었다. 주중에 뛰고 이번에 또 뛰니까 다리가 너무 후들거렸고 힘이 들었다. 세월이 갈수록 느껴지는 것 중 하나가 회복이 더디다는 것이다. 이십 대에는 어제 뛰어도 금방 회복되고 그랬는데 지금은 일주일은 지나야 회복이 되었다고 느껴질 정도다.


 아침 해가 밝았다. 다 함께 수고와 덕담을 나누고 맥모닝과 커피 한 잔 하기 위해 맥도날드로 갔다. 평소보다 사람이 작았다. 늘 가던 매장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인데 자리도 많고 매장이 조용해서 좋았다. 평소 아이스커피를 자주 마시는데 오늘은 따뜻한 커피를 마셨다. 핫케이크와 같이 먹어서인지 마음에 들었다.


 집에 돌아왔다. 땀에 젖은 옷들을 빨래 소쿠리에 담고 뽀송하게 삶은 수건을 들고 씻으러 갔다. 샤워를 할 때 물기가 없고 깨끗하게 삶은 수건으로 닦는 버릇이 있다. 바디로션을 바르고 스킨케어까지 하고 반려견을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면서 침대로 향했다. 토요일 아침은 도로에 차가 많이 없고 동네가 조용해서 좋다. 노래 좀 듣다가 한숨 자고 책을 읽으러 한적한 곳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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