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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무솔 Aug 03. 2017

문과생을 위한 취업 편지 5

취업 잔혹사 : 필자의 경험담


[서류편]을 마무리하며


  근사한 말들로 제법 이론을 적어보았지만, 대부분의 문돌이들은 직무나 기업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이 막연하게 느껴질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인터넷에 올라온 취업 조언 중 '가고 싶은 회사의 공장 견학이라도 가라'는 말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공장은 개인 견학을 허락하지 않았기에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 또한 기졸업자인 나에겐 대부분의 인턴 지원 자격마저 주어지지 않았다(인턴 모집은 대부분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함부로 졸업하지 마라).


  이렇듯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코오롱 계열의 공장에 무작정 찾아가 정문만 구경하고 온 적도 있으며, 현대차 계열사의 서울사무소에 찾아가 취준생인데 회사가 그냥 보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가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된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만큼 절박했지만,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이렇게 물어봐도 대답해 줄 사람이 없다(...)



  1월까지 진행되었던 하반기 취업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모두 실패한 후, 나는 현재까지의 취업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먼저, 직무에 대한 부분이었다. 그동안 인사/노무/총무로 다소 광범위하게 잡혀 있었던 방향을 좁혀 1순위 노무, 2순위 인사로 확실하게 정립하였다. 전공인 법학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노동법과 연관된 노무 부분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무사 시험의 노동법 강좌를 수강하며 다소 생소한 영역인 노동법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고, HRM 전문가라는 인사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이거 은근히 따기 어렵다).


  처음에는 이런 방법이 다소 돌아가는 것 같아 보였지만, 준비를 하면 할수록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 전까지의 자소서가 ‘어떻게든 하나만 걸려라’ 식으로 기업을 속이려 했던 것이었다면, 이제는 정말 나의 진정성을 자소서에 담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자소서에 쓸 말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원자가 직무를 위해 노력해 온 것을 써라’라는 항목에 예전에는 군대에서 인사 행정병을 했었다는 정도를 썼었다면, 이번 상반기에는 HRM 전문가 자격증 취득과 노동법 공부, 한국경총에서의 노동법 강의 수강, SCG직무센터 HR특강 수강, 한국커리어 개발원 HR직무 특강 수강, HR 블로그 운영(실제로는 거의 기사 포스팅 페이지에 불과했지만, 취준생이 HR블로글 운영한다니 근사하지 않은가?) 등 실제로 노력의 흔적과 폭을 보여줄 수 있었다.


  기업에 대한 관심 역시 그 전과는 다른 수준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물론, 기업에 대한 관심은 직무보다도 더 애매한 경우가 많다(자기소개서를 쓸 때 처음 접하게 되는 기업명도 부지기수다). 나는 최종 입사한 기업의 취업을 준비하면서, 회사와 관련된 기사 3년 치를 거의 모두 훑어보았고 CEO 특강 내용을 리뷰하기도 했으며, 회사는 물론 관련 업체 홈페이지까지 들어가 현재 기업의 이슈가 무엇인지를 낱낱이 살피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외부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의 고유한 인사 조직문화 제도를 등도 알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내용들을 자소서에 적시한 결과 서류합격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정말 바라던 곳에 서류라도 합격하면 춤이 절로 나온다



  쓰고 싶은 말, 하고 싶은 조언이 아직 많지만, 우선 여기서 글을 맺고자 한다.


 필자가 취업준비를 할 때 가장 갈급한 것이 관련 직무로 취업한 문돌이 선배들의 조언이었고, 경험이었지만 이를 얻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던 와중 평소 왕래가 없던 선배에게 용기를 내어 조언을 구했는데, 그 당시로서는 금과옥조와 같은 말씀을 받아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지금까지 소개한 내용의 50%는 사실상 그 선배가 인사이트를 준 내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부디 나의 글이 막막한 가운데 취업을 준비하시는 많은 문돌이 동지 여러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고,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면접 편으로 곧 다시 찾아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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