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거무솔 Aug 04. 2017

문과생을 위한 취업 편지 6

면접을 생각하며

[면접편]



면접의 의미와 성질



1. 이만한 결승전이 없다

- 이기거나, 지거나


  면접은 보통 전형의 마지막 단계이자 기업의 최종선택이 이루어지는 절차다. 스펙, 서류전형부터 인적성 검사까지 모든 과정은 면접 자리에 오기 위한 준비과정이었지만 면접은 더 이상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과정이 아닌 것이다. 즉, 승부가 결정되는 결승전과도 같은 무대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것을 강조하는 이유는 취업준비생들이 의외로 이 점을 간과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이번 면접은 연습이다’, ‘아직 경험이 많이 없으니까’, ‘내가 진짜 가고 싶은 기업인지 잘 모르겠는데’라는 식의 마인드는 결승전에 오르는 선수의 마음가짐이 아니다. 최종면접에서조차 평균 3~5:1 정도의 경쟁률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데, (권투나 레슬링으로 치면 링에 선수 3~5명이 올라가 데스매치를 벌이는 꼴이다).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고수는 많아지고 승부의 세계는 더욱 냉혹해졌다. 구직시장에서 당신이 만나는 이들은 절벽 끝에 내몰린 사람들이고, 승리에 굶주린 상태이며, 당신이 확신을 갖지 못하는 바로 그 기업만을 바라보고 준비해 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면접은 이기면 모든 것을 얻지만 지면 아무것도 아닌 싸움이다.



이왕 면접까지 이르렀으면 승부를 보자



- 비가역적 게임


  면접의 또 다른 특징은 되돌릴 수 없다는 데에 있다. 면접장에서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는 결코 주워 담을 수 없으며, 표정이나 눈짓, 목소리 톤 역시 마찬가지이다. 휴식도 없고, 수정도 없는 그야말로 ‘실시간’의 자리인 것. 아무리 많은 경험을 해왔고, 회사에 대해 빠삭하게 안다고 한들 면접장에서 보여주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다. 가령 면접을 보게 된 식품 회사의 신규 제품군에 대해 A는 90% 정도 알고 있고, 옆자리의 B는 10%만 알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면접관 : A씨, 최근 우리 회사가 가공육 분야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이에 대해 알고 있나요?  

A : 아, 네! 잘 알고 있습니다. 기존 시장을 벗어나 고급화 전략을...     

면접관 : 오, 알고 계신 모양이네요. 그 프로젝트 이름이 뭐죠?     

A : 네? 프로젝트의 이름은.. 아 뭐지?... 알았는데 순간적으로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대신 그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을 드리자면...     

면접관 : 됐습니다(아 뭐지?라는 A의 습관적인 혼잣말에 이미 마음이 가질 않음). B씨는 알고 있나요?     

B : 네, 그 프로젝트는 XX프로젝트입니다!     

면접관 : 오, 맞습니다. 그럼 다음 질문드리겠습니다.(B> A, 체크하고 다음 평가요소로 넘어감)       

       


  위의 대화에서 B는 면접관이 판단하기에 100%의 대답을 한 것이고, A는 많이 쳐줘봤자 50%의 대답을 한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A는 자신도 인지 못하는 언어 습관 탓에 점수를 더욱 깎아먹게 되었으니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나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위의 사례는 극단적이고, 면접관의 실수에 가까운 것이지만 어찌 됐건 그런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시간과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B가 면접 당일 아침에 우연히 본 인터넷 기사 제목만 보고 프로젝트의 이름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이 결과는 번복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승패가 갈리는 비가역성의 결승전을 버티는 힘은 무엇일까? 바로 끊임없는 연습이다(이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서술하겠다).




2. 가면무도회

- 주인공의 가면을 쓰고, 주인공처럼 행동하자


  면접장은 일종의 가면무도회와 같다. 아무리 넘치는 스펙을 가지고 있더라도 지원자들은 모두 ‘지원자’라는 가면을 착용할 수밖에 없으며, 면접 당일 그 순간만큼은 모두 평등한 위치에 있을 뿐이다. 이점을 잘 기억하고,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절대 옆에 앉아있는 지원자에게 기죽을 필요가 없다. 자신 있게 대답하는 타 지원자에게 기가 죽어버리면, 이미 그 면접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당신이 기가 죽은 모습까지 모두 면접관에게 보일 테니까.


  모두가 주인공인 동시에 모두가 들러리일 수 있는 자리에서 들러리가 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인공인 것처럼 행동하고, 주인공에게 기대되는 것 이상의 준비를 해간다면 반드시 면접에서 이길 수 있다.



철저한 준비로 '우리동네 신입사원'이 되어보자



- 자기소개서라는 가면


  모두가 평등한 위치에서 가면을 착용했지만, 가면의 모양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소개서는 각양각색이다.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블라인드 채용 형식이 많아졌으므로 이 가면이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의 가면을 한번 잘 살펴보자. 정말 뛰어난 스펙을 갖춘 것이 아니라면, 당신이 그 자리에 있는 이유는 90% 이상이 자기소개서 때문이다. 기업이 당신에게 흥미를 갖게 된 이유도 자기소개서 때문이고, 당신을 이 가면무도회에 초대한 이유도 자기소개서라는 가면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설령 실제 자신의 모습과 다른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썼다 하더라도 면접 당일만큼은 그러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숙지하고 또 숙지하자. 자기소개서는 당신이 면접장에 있는 이유이자 시작과 끝이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문과생을 위한 취업 편지 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