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너무 많이 와서, 가게를 닫았다.
말 그대로다. 어느 순간부터 너무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가게를 닫을 수밖에 없었다.
첫 번째. 내 체력이 완전 동이 났다. 그래도 8년 차로서 어느 정도 체력과 멘탈에 자신 있었지만, 사장의 무게와 직원의 무게는 차원이 달랐다. 어느 순간 얼굴에 미소가 나오지 않는 스스로를 보며 ”아, 이제는 가게를 진짜 쉬어야겠다“ 싶었다. 오픈부터 줄 서 계신 수많은 분들을 보며 웃음을 짓지 못하는 내가 너무 싫었다. 죄스럽기까지 했다. 감사해도 부족한 상황에, 웃지를 못하고 있으니.
두 번째. 그 많은 분들이 오시는데 나는 지금 만족할 만한 것들을 드리고 있는지 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사장의 서비스와 얼굴 표정, 커피와 빵의 퀄리티, 공간의 안락함 등등. 고쳐야 할 게 너무 많았다. 가게를 닫지 않고는 고칠 수 없었다. 과감히 선택해야 했다.
세 번째. 사람이 필요했다. 주말에는 도와주시는 팀원분이 계셔서 두 명의 체제로 버텼지만, 평일에는 온전히 혼자 해내야 했다. 평일이 매일 주말 같아서 버티기 버거웠지만, 이 관심은 잠깐이라고 생각하며 버텼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한 달, 두 달 더 바빠지는 것을 보고, 한가해질 것을 기다릴 문제가 아니라 이 상황에서 더 좋게 만들어나갈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와 함께해 줄 직원분을 구하기로 결심했다.
번 돈이 계속 새롭게 투자하고 소비하느라 결국 남아있는 돈이 얼마 되지 않는 순환이다. 그러나 적자가 아니라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이렇게 필요할 때마다 툭툭 투자할 수 있는 상황이 일단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한 살이다. 시작부터 이럴 수 있음에 감사하고 무엇보다 손님들에 대한 고마움을 절대 잊으면 안 된다. 모든 건 고마움에서, 그 고마움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돈 많고 잘나도, 사랑을 주고받지 못하는 삶은 행복하지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