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대화 결혼리포트
우리는 디지털노마드 부부이다.
아침이 되면 남편, 아내 모두 출근하지 않는다.
함께 운동하고, 함께 밥먹고, 함께 일한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사람이 많지 않은 동네이다.
당장 문을 열고 나가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바람소리, 새소리만 들릴 뿐.
누군가는 부럽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답답하지 않냐고 말한다.
다른사람이 물어볼 때 까지 크게 생각해본적이 없다.
생각해보니 2년동안 잘 지내왔던 것 같다. 아내와 떨어지는 시간이 오히려 허전하다.
함께 있으면 좋을때도 있지만 가끔은 언성이 높아질때도 있다.
잠시나마 거리를 두기 위해 서로 다른방으로 향한다.
하지만 금새 일을 하기 위해 만나야했고 같이 밥을 먹어야 했다.
투닥거리지만 대화로 풀기위해 노력한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보면 왜 서로가 화를 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살아온 가정환경, 성격, 유전적인 영향 등이 있다.
긴긴 시간 얘기하다보면 상대방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최근 결혼 예능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부부사이 갈등에 대해서 많이 다룬다.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대화의 부족함이 가장 큰 이유인 듯 싶다.
우리가 시골로 이사오기전 서로가 대화할 시간은 많지 않았다. 아침이면 출근하기 바빴고 퇴근 후에는 저녁7~8시가 되었기 때문에 대화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다투게되는 날은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 왜 저런행동을 할 까?, 왜 나를 이해하지 못할까? 라는 생각이 많았다. 이 곳으로 이사오면서 아내가 태어나서부터 살아온 환경, 장모님과 장인어른의 교육관, 힘들었던 시기에 대해 깊게 나누면서 더욱 깊히 아내를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아내를 깊게 이해하여도 가끔은 싸우는게 사람이다.)
실제로 과거 통계에 따르면 부부 3쌍 가운데 1쌍은 하루에 30분도 채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고 한다. 대화를 하는 시간은 밥 먹을때(58%), 잠자기 전(21%), 주말(14%) 순이다. 대화의 주제는 자녀 교육과 건강(40%), 가정 일(28%), 부부 문제(14.7%), 친구,직장생활(14.2%) 순이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대화시간이 점점 줄어든다고 한다. 서로 대화의 방법을 잊은게 아닐까 싶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도 대화를 하면 싸우는 경우가 많아 가급적 대화를 하시지 않는 편이다.
우리 부부의 대화시간은 분명 상위 1% 일 것이다. 결혼 5년차가 되었지만 아직도 아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다. 함께 대화를 나누고, 맛있는 것을 먹고, 영화를 보고, 함께 한다면 무엇이든 좋다. 오랜시간 같이있으면서 사소한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깨달았다. 아침에 일어나 아내에게 '예쁘다', '귀엽다'고 말해주거나 자주 '고맙다'고 표현하는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뿐더러 하루의 기분을 좋게 만든다. 서프라이즈한 이벤트를 해주지는 못하지만 좋은 말은 아끼지 않으려 한다.
오늘도 내일도 함께할 아내와 시간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