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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seconds Dec 08. 2017

넬_변화는 계속되어 왔다

Dream catcher

그들의 변화는 과연 없는 것인가? 

혹자는 넬의 앨범이 나올 때마다 "전작과 별로 다르지 않다", "결국 우울함이네" 등의 말을 한다.(넬의 마니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필자도 똑같이 생각했다. 돌아보니, 그들은 꾸준한 변화가 있었고 그것은 최근 앨범 'C'에서 확연히 나타났다. 여름에 발매해 전체적으로 밝은 앨범일지도 모르겠지만,(물론, 다른 가수들에 비하면 굉장히 우울하다.) 보조적인 역할을 했던 일렉트로니카를 전면으로 내놓은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본다.

그들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변화할 것이다

넬은 인디 앨범에서부터 시작한다. 인디 1집과 2집을 발매하고 그들은 서태지의 제안을 받아 서태지컴퍼니(괴수인디진)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서태지의 강력한 지원을 받는다. 메이저 1집에서 넬은 'Stay'라는 명곡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었다. 2집 'Thank You'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인디에서 추구했던 방향을 1, 2집까지 유지했다. 서태지컴퍼니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변화의 느낌을 받지 못했다. 



이후 '서태지컴퍼니'를 나와 낸 첫 앨범인 'Healing Process'부터 조금씩 변화를 느끼게 된다.(필자 개인적으로 넬의 최고의 앨범이라 생각한다.) 전작들보다 힘을 빼고 신시사이저를 많이 활용했다. 목소리 쪼개기, 힙합 리듬 등을 차용해 실험적인 곡들을 내놓았다. 'Good Night', '치유', '얼음 산책'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앨범의 주제곡이라고 할 수 있는 '치유'는 신시사이저를 배경에 놓고 목소리 쪼개기, 박자의 변화 등 여러 가지 그들이 하고 싶은 것들을 이 거대한 곡에 넣었다.


3집이 아직은 성숙되지 않은 실험이었다면, 4집 'Separation Anxiety'는 그 실험이 철저한 기획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조금 더 힘을 빼고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듯싶다. 타이틀 곡 '기억을 걷는 시간'은 대중적인 멜로디와 넬 만의 분위기를 잘 살려낸 곡이다. 이때부터 '넬스러움'이라는 단어가 자리를 잡았다. 


넬스러움이란 단어는 밴드에겐 최고의 찬사라고 볼 수 있다.


멤버들의 군입대로 4년 만에 5집 'Slip Away'를 발매했다. 방향은 확실했다. 음악은 더 깊숙이 들어갔고 전작과 어색하지 않은 음악으로 곡을 채우게 된다. 하지만 1,2집과 깊숙함의 표현에서 특이점을 드러낸다. 템포와 힘은 잦아들었고 김종완의 보컬도 좀 더 성숙해졌다. 특히 'Beauitful Stranger'이나 'Standing In The Rain'같은 곡은 특징적으로 잘 보여준다.


여섯 번째 앨범 'Newton's Apple'은 또 다른 시도의 장이었다. '중력'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것뿐만 아니라 전작과 반대로 템포가 빨라졌다. 그렇다고 넬 특유의 우울함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우울함이 더욱 깊어졌다. 전작들의 좋은 점과 변화 사이에 방향성을 못 찾았다는 평도 있지만, 새로운 실험을 통해 변화를 추구했다. 


그들의 변화는 급격하지 않다. 점진적이다. 하지만 넬은 변화에 반하는 밴드가 아님에는 확실하다. 그것이 초반부에도 언급했듯 이번 'C' 앨범에도 반영되었다. 


넬의 시작은 '라디오헤드'라는 밴드를 떠오르게 만드는 분위기에 있었다. 하지만 디스코그래피가 쌓여가며 넬만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 보컬과 전체 곡의 작곡을 맡고 있는 김종완의 역량, 한 번도 바뀌지 않은 멤버들과의 호흡 그리고 변화를 추구하되 기조는 유지하는 확실한 방향이 넬을 지금의 위치에 있게 했다. 이제는 '라디오헤드'를 벗어나 독자적인 그들만의 특색을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김종완의 능력과 역량은 넬이란 밴드의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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