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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 작가 May 01. 2024

콜럼버스의 달걀?

‘콜럼버스의 달걀’ 아시죠?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신대륙(당시에는 인도라고 생각했었던)을 발견하고 귀국했을 때, 그 업적을 축하하는 파티에서 많은 사람들이 축하를 하지만 몇몇 귀족들은 콜럼버스를 질투합니다. 귀족도 아니고 이탈리아에서 온 가난한 직공의 아들이었던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대접을 받는 것이 배 아팠던 거죠. 

‘누구라도 바다 건너 항해를 할 수 있고 그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다’라고 비꼬고 있을 때, 콜럼버스가 그들에게 달걀을 주면서 세워보라고 합니다. 다들 세워보려고 하지만 아무도 세우지 못하고 불가능하다고 할 때, 콜럼버스가 달걀 밑을 조금 깨서 달걀을 세웁니다. ‘신대륙의 발견도 누군가 미리 발견한 항로를 따라가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처음 발견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말이죠.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콜럼버스의 달걀’이라는 관용적인 표현이 생겼습니다. 콜럼버스가 달걀을 세워 보이는 행위는 발상의 전환을 상징합니다. 그 행동은 당시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사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종종 고정된 사고방식과 패턴에 갇혀서 새로운 시각을 찾지 못합니다. 

‘에이, 그걸 누가 못해?’ ‘밑을 깨서 세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잖아’

맞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달걀을 세우는 방법은 더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콜럼버스의 달걀뿐만 아니라 어떤 문제를 마주쳤을 때 우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을 찾아낼 수 있습니까?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창의성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그 까짓 것’이라고 하지는 않나요? (심지어 ‘이 정도는 나도 찍을 수 있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고정관념, 그 껍질은 의외로 단단하고 자존심이 강해서 여간해서는 깨기 어렵습니다. 다양함과 창의성에 대해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사고방식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만이 고정관념을 깨트릴 수 있습니다. 

사진은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답이 없습니다. 각자의 경험과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과 그것을 해석하고 분석하는 방식, 또 보여주는 방법 자체가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하나의 피사체를 똑같이 표현한다면, 영화 ‘인베이젼’에서처럼, 외계인에게 몸을 강탈당하고 무감각하고 무감정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획일화는 또 다른 공포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표현 방법에 유연한 생각과 그 사람의 창의성에 박수를 보내야 합니다. 나쁜 사진은 없습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귀한 시간을 들여서 고민 끝에 내놓은 창작물이기 때문입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할 때 내게 또 다른 길이 보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방향으로 걸어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죠. 

그래서 ‘모든 사진이 예술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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