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휴가를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었다. 그 날은 비가 오는 날이었다.짐을 정리할 때, 떨어진 휴지 한 조각을 한 손에 들고서 나머지 짐들을 다 들고 가서, 차량 트렁크에 짐을 정리하러 가는 길은, 우산도 들기가 힘들었고, 다른 큰 짐도 들고 갈 수 없었다. 오른 손에 들고 있던 그 휴지를 먼저 버리고 나면, 그 한 손을 자유롭게 써서, 물건을 정리했을 텐데, 나는 한참동안이나 휴지를 들고 다니다가, 괜히 휴지한테 버럭 했다. 진작에 그 휴지조각을 버렸다면, 훨씬 더 수월하게 짐을 정리했을 텐데 말이다. 어이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네 인생길에는 이와 같이 우스운 일이 많이 발생한다. 쓰레기가 우리 인생길을 방해하는 것이다.
어이없게도 정작 아무것도 아닌 것이 우리의 앞길을 막거나, 손에서 버리지 못하고 갖고 있느라 우리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의외로 많다. 그렇게 우리 삶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그것은 두려움일 수도 있으며, 때로는 인간관계 일 수도 있고, 나의 욕심일 수도 있고, 돈일 수도 있고, 남들의 시선 일수도, 또는 나의 허영심 일 수도 있다. 그것들은 발 디딜 틈 없이 내 방에 널부러져 있는 쓰레기와 다름이 없다. 내가 한발짝 나아가는 것을 방해해고 있다. 쌓여져 있는 거추장한 것들을 버리지 않고는 멋지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것을 얻어도 그저 다시 쓰레기가 될 뿐이다.
우리 삶은 너무 많은 것을 보유하고, 방치하고, 생각하고 있느라 머리속이 정신이 없다. 밀려들어오는 세상의 흐름속에서 본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이, 그저 흘러 가는 대로, 정리가 안 된 채 흘러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쓸데없는 것들을 보관해 놓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집 냉장고 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삶도 버릴 것은 버리면서 재구성이 필요하다. 본 책은, 우리의 찬란하고 자유로운 미래를 제한하고, 얽매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것들은 무엇이며, 그것을 버리기 위해서는 어떠한 시선의 전환이 필요한지 생각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이정표 같은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명심하라. 우리집은 정리 컨설턴트가 도와줄 수 있지만, 당사의 생각과 머리속은, 그리고 삶 전체는 오로지 당신만이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을. 자, 마음이 생겼으면 책을 펼쳐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