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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Sofia, Bulgaria

떠도는자의 기억법 #17

by 모래의 남자


6/26-29


아무 것도 넣지 않은 요거트마냥 슴슴하고 담백. 꼭 보거나 방문해야 할 곳이 없다시피 해서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유럽 타임어택 여행자라면 스킵하겠지만 이곳을 오아시스 같다 느낀 누군가도 있다. 세상은 어디나 상대적이고 그에 대한 인식의 면적만큼 여행의 스펙트럼도 넓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자의적이고도 자위적인 결론. 어쨌거나 여행지의 특별함을 캐치해내지 못한 건 전적으로 내 과문함의 결과이자 책임일 터.


눈길이 감탄할 것도 없지만 동시에 찌푸릴 일도 딱히 없어서 그런가 목적없이 그저 걷기만 해도 편안해지는 마음. 날씨도 찌는 듯한 발칸 특유의 그것이 아니라 선선한 바람과 함께 때때로 쏟아지는 시원한 빗줄기. 그럼에도 대충 들이댄 카메라의 결과물들은 상당히 만족스러워 의아함을 자아내는 도시 곳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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