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됐던 지난달 말부터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것을 잠시 멈췄습니다. 제 일상에서도 조금 거리를 두고 싶었다고 할까요? 물론 그렇게 했다고 글 쓰는 생활 자체가 변하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사람들과 온·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야기 나눈 것을 정리하고, 회사 일로 보도자료며 기획기사용 참고자료를 만드는 것, 함께 일하는 동료나 주변 분들이 쓴 글을 첨삭하는 일은 계속됐습니다. 회사 블로그 게시물 기고, 독서 모임 후기 작성 같은 자잘한 과제들도 생기더군요. 일과를 정리하며 SNS에 짧게 몇 줄 적는 것까지 생각하면... 아무래도 저는 어쩔 수 없는 ‘쓰는 인간’ 종족 중 하나인 모양입니다. (물론 글이 삶인 작가분들에 비하면 턱도 없습니다!)
함께 일하는 후배 매니저분이 작문 습관을 지니고 업무 역량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소재의 글을 작성하고, 언론사에 기고문으로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 유명 일간지 오피니언면에 게재됐더군요. 코로나 시기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청첩장을 건네는 예비 신혼부부에게 축복과 위로를 전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올가을 결혼식을 잡았다가 내년초로 연기했던 자신의 마음이 투영된 글이라 더욱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글의 가치는 기교보다는 진정성에서 나타납니다. ‘사적인 글쓰기의 힘’을 특히 중요시하는 저는 가장 개인적인 게 그 무엇보다 큰 울림을 준다고 믿습니다. 나와 상관없이 애정이 담기지 않은, 그저 잘 편집한 글은 왠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운 좋게 좋은 평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자기 자신에게 내키지 않는 법이지요. 글에 자신을 담아야 그걸 읽는 다른 개인에게 닿습니다. 자기의 일·생각·바라보는 대상을 더해나가면 그만큼 개인적인 영역이 확장되고, 기업과 사회를 아울러 주고받는 공감이 더 많은 ‘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소통입니다. 나에게, 그리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 글을 쓰는 마음에 담겨있습니다. 자신을 속이지 않는 진정성 담긴 글을 써야겠습니다. 일상과 거리를 두려다 그저 저 자신과 세상을 외면하고 나태해진 것으로 변질된 브런치 활동도 재개해야겠네요. 마음이 닿으면 통하고, 답답한 현실도 제자리를 잡아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