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랑한 인도, 내가 사는 이 곳.
2017년 12월 7일, 나는 갑자기 인도행 비행기에 올랐다.
타이항공을 타고, 아침 10시 50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집에는 알리지 않고 무작정 떠나는터라
공항에서 아침부터 참 많이 울었다.
짐 붙이고 나서,
동생 엄마 아빠께 전화하면서 마구마구 울었다.
( 시집가는 신부들이 왜 결혼 전에 도망치고 싶다 하는지
신부 입장할 때 아빠 손을 잡고 우는지 순간 알 것 같았음.)
태국에서 4박 5일을 놀고먹기만 하다가
12월 11일, 정말 인도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기내식은 Fruit Platter Meal.
그래서 그런지 가장 빨리 나왔다.
나름 신선하고 가볍게 먹을 만한 정도.
태국 시간으로 9시 50분 비행기는
인도 시간으로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나는 비행기에 타기 전에 엄마에게 12시에 도착한다 하였는데,
한국과 인도의 시차가 3시간 30분이나 존재한다는 걸 도착해서야 알았다.
마이소르행 버스, 플라잉 버스 (Flybus)
티켓 끊는 곳부터 뭐 저렇게 무서운지.
그리고 인도 사람들은 정말 빤히 본다.
시선을 내리꽂는다는 표현이 딱 맞는 듯.
너무 빤히 봐서 시선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서양인들보다
동양인들을 더 빤히 본다고 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나는 여전히 내게로 꽂히는 시선들이 어렵다.
공항에서 두 시간 정도 머물다가,
나와서 탄 마이소르행 FLYBUS.
............. 버스는 진짜 인도 느낌, 안에 있는 모든 사람도 다 인도.
영화 세 얼간이가 생각나는 버스였다.
세 얼간이 옆에 세 얼간이 이런 느낌.
단 한 번도 휴게소에 멈추지 않고 버스는 세 시간을 달렸다.
양쪽으로는 코코넛 나무가 줄지어 자라고 있고,
고속도로라는 길은 울퉁불퉁했던-
마이소르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새벽 6시쯤 예약해둔 숙소로 입실해서,
살짝 자고 일어나서 슬슬 걸었다.
뭐라도 좀 먹어야 했고,
내리쬐는 햇빛을 그대로 맞으며 걸을 자신이 없던 는
스쿠터라도 빌려야 했으니까.
어디에든 소는 있었다.
길목마다 한 마리 혹은 두 마리씩 소가 있었다.
예쁜 발소리를 내며 알아서 피해가겠지 라는 심보로 걷는 소들이었다.
Street Dog-
다리가 긴, 투견과 섞인듯한 강아지라 하기엔 크고, 개라고 하긴 아기 같은
강아지들이 정말 많이 있었다.
Puppy-!라고 부르면서 내가 쭈그려 앉으면
꼬리를 흔들며 총총 걸어오는 개들도 더러 있었다.
워싱턴 사과라는-
너무너무 예쁜 사과.
백설공주가 왜 독이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사과를 먹었을까.
라는 질문을 이해하게 만들었던 너무 예쁜 사과.
믹스캐슈넛이 정말 많더라.
Thai chilly / Chatpata Chaat / Honey Roasted / Masala Magic / Hot Pepper
맛있어서 잔뜩 사서 쟁여놓고 먹었다.
한국에서 인도 음식점을 갔을 땐, 한 입도 제대로 못 먹어서 걱정이었는데,
인도 와서 현지 음식 먹으니까 진짜. 식욕이 퐁퐁 샘솟더라.
....... 여긴 보통 다 Veg인데 왜 살찌는지 알 것 같은 느낌.
내가 자주 가는
Highway 18.
인도는 시간마다 음식이 정해져 있어서,
12시 이전에 하는 식당은 선택의 폭이 좁다.
아침에만 먹을 수 있는 메뉴들.
사실 이 시간에만 와야 먹을 수 있다는 게 슬플 때가 있다.
Break fast set.
한국식 백반처럼 작은 그릇에 여러 가지가 담겨서 나오고,
idly라는 백설기같이 잘 으스러지는 빵과
Vada라는 도넛처럼 생긴 빵이 함께 나온다.
숟가락과 포크가 같이 나오긴 하나,
어떤 날은 숟가락 두 개만 줄 때도 있고,
포크 두 개만 줄 때도 있고,
숟가락 하나 포크 하나 줄 때도 있다.
뭐야 왜 이래-라고 물어보면
여긴 인도니까.라고 대답하면 수긍할 수밖에 없다.
맞다, 여긴 인도다.
Masala Chai.(= Spiced tea.)
마샬라 짜이라는 티.
마샬라는 매운 음식의 앞에 붙는.
그래서 마샬라 짜이 하면 살짝 매운 향신료가 첨가된 인도식 밀크티.
20루피다. 20 루피면 한국 돈으로 337원 정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도 와서 홀-딱 반해버린 Vada라는 도넛처럼 생긴 저 아이.
튀긴 것 같은데, 코코넛 슬라이스도 들어있고 살짝 매운 것 같은.
그러나 자꾸 생각나는 바다.
접시의 왼쪽에 있는 건 코코넛 밀크로 만든 거라 했는데 통후추가 들어있는
살짝 매운맛의 아직 정체를 알 수 없지만 너무 맛있어서 숟가락으로 퍼먹게 되는.
오른쪽에 있는 붉은 건 토마토가 들어간 살짝 매운 묽은 느낌의 음식.
사실 아침에 눈 떠서 샤워할 때마다
졸졸졸 나오는 물줄기 때문에
'인도 진짜 안 맞아!'
이러다가도
밥 먹을 때면
'너무 맛있어서 인도 너무 잘 맞아ㅠㅠㅠㅠㅠㅠㅠ!'
라고 외치게 된다는 게 함정..........
매주 수요일마다
피자헛에서는 medium Size피자는 모두 50%를 한다 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꽤 괜찮아서 한 번 더 놀람.
인도는 VEG메뉴가 따로 있어서,
저런 건 막 먹어도 살 안 찔 것 같은 느낌...........
인도에서 벌써 일주일째.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고,
잘 자고 잘 먹고 요가도 하고 잘 지내는 것 같은데
가족들이 보고 싶은 게 문제다.
다 괜찮은데 보고 싶은 게 문제다.
오늘은 밤에 전화라도 해야겠다.
안부를 전해야지. 그리고 보고 싶다고 말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