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의 힐링다이어리
며칠 전 안선영 작가님의 초대전을 마쳤습니다.
올 한 해도 정말 전시를 많이 했어요.
거의 한 달에 2번 꼴로 전시가 돌아갔네요.
남은 두 달 반.
총 6번의 전시가 남았습니다.
전시를 준비하고, 기획하고, 홍보하고, 회의하고, 해야 할 일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작품이 들어오고, 설치가 되고, 작가와의 만남도 진행합니다. 사람들을 맞이하고, 대화를 나눕니다. 하나의 전시가 끝나면 작가님과 정산도 해야 하고, 작품 보증서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잠시 쉴 겨를도 없이 다음 전시를 준비합니다. 작품이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과정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습니다. 가끔 작품이 반출되는 순간 연락이 옵니다. 작품 구매가 가능하냐고요..
저는 매일 작품을 보며, 꼼꼼히 감상합니다. 그렇게 만나는 작품들 중에서 꼭 마음에 드는 작품들을 점찍어 보기도 합니다. 스스로 그림이 좋아서 갤러리를 오픈한 사람이라, 전시가 시작되면 가장 좋은 사람도 바로 저입니다. 작가님의 작품 설명을 듣고 나면, 어찌나 신이 나는지 모릅니다.
아티스트 채니 작가님의 전시가 시작되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한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밤의 풍경은 영원의 빛을 품은 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통스러운 만큼 빛은 더 강렬해질 것 같습니다. 전시기간 내내 가장 많이 작품을 감상할 사람은 바로 갤러리스트인 접니다. 그림들이 외롭지 않도록 옆에서 재잘재잘 떠들면서 인스타 라이브도 해보려고 합니다. 바쁘다는 핑계는 이제 안 먹힙니다. 스스로 시간관리를 하고 중요한 것을 먼저 해야겠지요. 마음의 상처 역시 하나하나 행동하면 사라질 거라 믿습니다. 행동이 사라진 곳에는 움직임이 없고, 행복함도 없습니다. 움직이면서 나를 확인하고, 점점 더 성장할 것을 믿습니다.
올해 레드부츠 갤러리에서 4개의 전시가 남았고, 외부 전시인 의왕중앙도서관 전시가 1개 남아 있습니다. 이번 주에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결국 날이 좋은 날들은 아이들 돌보느라 집에서 보냈고, 이번 주말에는 전시 준비로 그나마 남아 있는 단풍구경도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억지로 잡아놓은 이번 주 일요일 산행은 단풍구경이라기보다는 같은 학교 학부모님들과 가는 약간은 의무적인 모임입니다. 아이들 때문에 연결되는 관계도 적당해야 하는데 스스로 버거울 때가 많습니다. 전시도 육아도 정말 어쩔 도리가 없네요.
오늘은 황진수 작가님이 사진 전시 관련해서 논의하러 와주셨습니다. 늘 꼼꼼하게 자신의 전시를 기획하고 준비해서 보여주시는 작가님의 성실함에 놀라웠습니다. 새롭게 가져다 주신 사진집에 또 한 번 깜짝 놀랐습니다.
조선왕릉과 한국정원이라니, 얼마나 멋스럽게 잘 찍으셨는지 모릅니다. 전시장에서도 샘플 보여드리고 주문을 받으려고 합니다. 진짜 좋은 아이템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전은 내년에 있는 전시이지만, 잘 준비해서 저에게도 챌린지가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쉬어가라고, 먹으면서, 운동하면서, 자면서 일하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게 꼭 나를 위한 말이지만 들리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아니 듣지 않는 것이겠죠.
쉬어가면서 일하고 싶고 푹 자면서 일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죽도록 일을 해야 한다는 이 아이러니함을 오늘도 만납니다.
남은 전시 마무리 잘하고 새해를 맞이하겠습니다.
#일기 #백번의힐링다이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