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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TOSTEP Feb 06. 2024

팬덤을 버려야 산다.

Fandom(팬덤)이 아닌 Friendom(프랜덤)으로!

 "팬덤마케팅을 해야 합니다." 

 "브랜드가 살 길은 충성도 높은 팬덤을 만드는데 있습니다."

  등등등....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브랜드 혹은 그에 준하는 어떤 것에 대해서 그것을 추종하는 팬덤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만 그 팬덤을 통해서 대량 혹은 다량의 소비가 일어날 수 있고 그것이 곧 어느 한 집단(사실상 기업이라는 집단)의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반드시 팬덤마케팅을 해야하고 충성도 높은 팬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지금 나는 '~한다'라는 어미로 문장을 종결하고 있는데 아마도 그 이유는 이 팬덤마케팅이란 현재의 마케팅사이드에서의 트랜드가 굉장히 짜증나고 후지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팬덤? 팬? 벌써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뇌피셜일지 아닐지 알 수 없지만 이렇게 강렬한 뇌피셜일 경우 오피셜인 경우가 많다. 이 팬덤이란 개념이 통용되기 시작한 사례는 아마도 방탄의 아미가 그 시발점일 것이라 생각한다. 어느 한 집단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다수가 전세계적으로 존재하게 되었고 그 다수는 곧 그 집단을 유지 확대할 수 있는 경제시스템을 만들어 주게 되었다. 아마도 이 굉장히 예외적인 케이스 덕분에 팬덤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들이 브랜드와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 분명하다고 난 느낀다. 


 '팬덤마케팅'이라는 단어는 브랜드와 관련되거나 마케팅과 관련된 모든 상황에서는 절대반지처럼 작용하기 시작하였다. (개인적으로 세계관마케팅, 스토리텔링마케팅, 캐릭터마케팅 등도 이 팬덤마케팅의 부산물로 혹은 합병증같은 것으로 발생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팬덤마케팅의 많은 사례들이 대단한 연구결과처럼 나오기 시작한다. '애플의 열광하는 이유' '평생 나이키의 팬' 등등 그간 자연스럽게 소비해왔던 그것들이 모두 다 팬을 만들었고 팬덤때문에 그렇게 된 것처럼 말하기 시작한다. 소위 잘나가는 글로벌 브랜드들은 모두가 광적인 팬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브랜드의 성공방정식처럼 되어 버렸다. 

 

 성공방정식이란 것이 이론적으로 높은 확률로 맞아 들어갈 경우(보통 이런 경우의 현상은 관련된 책이 많이 출판이 되거나, 오피니언 리더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현자처럼 SNS에서 어떠한 브랜드에 대해 히스토토리를 떠들거나 하면 많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또 다른 높은 확률로 모든 브랜드에서 이 성공방정식을 도입하고 실행하기 위해서 나대기 시작한다. 다른 누구보다 먼저 절대반지를 얻기 위해 실체가 없는 반지원정대를 출범시키기 시작한다. 


 이런 형태로 팬덤을 만들기 위한 반지원정대는 출범하였는데 이 팬덤마케팅이 그럼 도대체 왜 대한민국에서 절대반지처럼 작용하는 것 일까? 비단 팬덤마케팅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출범시켰던 또 다른 실패한 반지원정대에도 알 수 있겠지만, 브랜드 자체가 가진 지속성과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속성이 있는 브랜드면 매력도가 떨어지고, 매력도가 있는 브랜드면 지속성이 떨어진다. 물론 둘다 떨어지면 브랜드로서의 가치도 없을 것이다. 여기에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짧은 시간에 폭발하는 화력 덕분에 팬덤마케팅은 더욱더 지지를 받는다.


 광적으로 신봉하는 팬이 있어야만 브랜드로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끊임없이 설교를 듣고 믿음을 강요하고 있다. "애플보세요 신제품이 출시되면 줄서는거 보이시죠? 나이키에서 콜라보만 해도 럭키드로우에 참여하는 고객들을 보세요. 다 팬들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에서 자문해 본다. '내가 나이키의 팬이었나??' 나도 모르는 사이 난 팬이 되어있었나 보다. 거의 대부분의 운동화를 구매했을 때 80% 정도는 나이키를 샀던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나이키의 팬인가? 나이키의 철학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나이키 창업자의 자서전을 정독하면서 감명받거나 하진 않는다. 난 팬인가?? 대부분의 나이키를 사는 사람들은 이 정도의 다가감으로 나이키를 사지 않을까? 나이키 운동화를 구매할때의 다가감이나 마트에서 신라면을 구매할때의 다가감이나 큰 차이는 없다. 난 신라면의 팬인가?? 


 대부분의 소비자는 맹목적 믿음이라는 것은 없다. 엔터산업 특히 K-POP이란 특화된 산업에서 발생한 특이점을 브랜드라는 것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팬덤마케팅이란 단어가 너무나도 기괴한 단어라고 느낀다. 하나의 브랜드가 오랫동안 사랑받으면서 그 매력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것은 광적인 집착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브랜드로서 지속성과 매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오랜친구' 같아야만 한다. 몇년만에 연락해도 어색함이 없이, 오히려 반갑거나 놀랍거나 하는 감정조차도 없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어 그래~'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오랜친구. 그것이 존재가치가 있는 브랜드이다. 오랜 친구에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 시간과 공간이 변해도 항상 같이 살아가고 있을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어가 필요하고 단어가 필요하고 이론이 필요하니  Fan과 Dom의 합성어가 아닌, Friend와 Dom의 합성어인 Friendom(프랜덤)이란 단어를 만들어 볼까 한다. 

"브랜드가 살아남는 법 오랜친구같은 프랜덤마케팅을 해야합니다. 나이키를 보세요. 여러분과 십수년동안 같이 걷고 뛰어왔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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