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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hyeonju Aug 26. 2021

지금은 개기월식

우리의 사랑이 일렬로 같이 놓인 시간 또는그 순간에 대해


  아기를 돌보는 데는 하루 24시간이 꼬박 쓰인다. 나의 모든 감각과 시침과 분침이 전부.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하던 아기-아기-아기 시기를 지나 먹고 조금 놀다 자는 아기-아기 시기를 무사히 넘기고 먹고 놀고, 먹고 놀고를 반복하는 지금의 아기는 제법 옹알이를 하고, 눈 닿는 곳에 아빠나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금방 숨이 넘어갈 것처럼 울어 제낀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법을 제 맘대로 새로 만들어내고, 손에 닿는 것마다 찢고 구기고 던진다. 머리카락을 잡아 뜯고, 어느새 손톱만큼 자란 앞니로 팔을 콱 물기도 한다. 여차여차 밥이라도 급하게  한 숟갈 먹을라치면 옆에 오겠다고 소리를 꽥 지르고, 잠시 화장실이라도 가려고 일어나면 따라 일어나 옷자락을 꽉 잡는다. 밤에 잠든 틈에도 수시로 깨서 칭얼댄다. 밤새 옆을 잘 지키고 있나 눈도 안 뜨고서 확인하려는 것만 같다. 잠시도 틈을 안 준다.






  아, 힘들다- 힘들다 하려다가 나도 모르게 웃고 만다. 


  작은 몸이 들썩일 만큼 울어가며 원하고 바라는 게 고작 제 옆에 꼭 붙어 있는 거라니. 이 집착에 가까운 본능적인 애정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싶어 나는 그저 오늘도 너를 꼬옥 안기로 한다. 어제 그랬던 것처럼. 새벽별이 반짝거리는 시간부터 별빛 하나 없이 어두컴컴한 밤이 내려앉을 때까지, 마치 처음부터 엄마를 배우고 태어난 것처럼. 


  너를 사랑하는데 우리의 전부를 쓴다. 잠결에도 고사리손을 뻗어 잠옷 귀퉁이를 붙잡고 놓지 않는 너를 보며 너에게는 우리가 전부로구나 생각해도 되는 것일까. 네가 우리의 전부이듯이. 아무래도 좋다. 우리의 사랑이 일렬로 같이 놓인 지금의 시간을 오래도록 간직해야지. 분침이 시침처럼 가는 것 같은 고단한 하루도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보면 찰나처럼 아쉬워 붙잡고 싶어질지도 모를걸. 그러니 아무래도 좋다. 지금 이렇게 우리밖에 모르는 네가 언젠가 우리 밖으로 나가도 우리는 여전히 너를 사랑하는데 우리의 전부를 쓸 테니까. 달이 여전히 지구를 바라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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