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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 베로 Oct 07. 2023

춘천이라는 도시

춘천이라는 도시, 또는 춘천 속 사람들을 아직 잘 모른다.

촘촘히 북적대면서도 헛헛한 서울살이와는 다르다.

물리적 거리도 생기고 심리적으로도 가까운 이 없으니

나도 사람에게 느슨해진다.


하루는 금세 가고 일주일도 한달도 금세 간다.


자연으로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 있고

사람에게는 조금 더 무심해진다.


적막은 이럴 때 쓰는 말이구나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움직이지 않는 방에 있을 때

나에게 자유란 스스로를 유배시키는 거구나

적막과 자유를 새롭게 적는다.


또한 사람이 그립다.

사람을 만나면 반갑다.

들뜨고 싶진 않은데 사람을 만난 것만으로도 기대를 품는다.


지금 이대로는 이도저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 도시 어딘가에 웅크리고 있는 고독인을 만나러 가야겠다.

적막한 마음 속으로 걸어들어가야겠다.





작년 7월. 춘천 속 사람들을 잘 모르는 마음을 빗물에 흐려진 춘천 창밖 풍경을 보며 위의 글을 써두었다.

춘천에서 참여하거나 마련한 세번째 글쓰기 모임 멤버들을 만나고 적막함으로 정리하던 일상에 변화가 생겼다.

그리 만나고 싶다던 '말해지지 않은 이야기'를 품은 고독인들을 하나둘 만나게 되었다.

조심스러운 지역 생활, 솔직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만나고 함께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전세 연기를 할까 고민하는, 춘천살이 꽉 찬 2년차. 춘천살이에 작은 창문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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