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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Hwang Yoo May 26. 2017

What, 어떤 집을 지을까?

청년 농부 인터뷰, 북미 Tinyhouse, 그리고 책.

함께 세계일주를 했던 두현이네 농장에 모내기 도와주러.


집을 짓기로 결심하면서 가장 먼저 일었던 질문은 어떤 집을 지을까? 하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을 한 참 하다가 질문을 한 번 바꿔봤다. 

나는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을까? 

이 집을 통해 세상에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통해 난 내가 이 집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농촌기반이 없는 청년들에게 소자본으로도 자신의 집을 가질 수 있다."라는 희망을 주고 싶었다.

내가 그러하듯 그들도 나와 똑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테니까.


이러한 이유를 갖고 집을 짓는 만큼 이 집은 청년 농부를 위한 집이어야만 했다. 

나는 청년 농부를 위한 집을 짓기로 했다. 


그렇게 타깃을 정해 놓고 나니 조금 더 구체적인 것들이 정해졌다.





코부기 팀 집 짓고 있는 모습




첫 번째로 집의 규격을 정했다.

이동이 가능하게 6평 이하로 짓기로 했다. 남 밭을 빌려서 농사짓다가 쫓겨나도 집을 들고 떠나면 그만이라는 이유가 6평의 집을 짓게 된 첫 번째 이유다. 그리고 농부의 집인 만큼 건축허가가 아닌 신고가 가능한 농막을 짓기로 했다.  6평 이하는 농막으로 신고를 하면 되기 때문에 6평 이하의 집을 짓기로 했다. 대신 평수에 들어가지 않는 다락을 넣기로 했다. 다락을 넣을 경우 지붕에서 다락 바닥까지 평균 높이가 1.5m가 넘지 않으면 평수에 들어가지 않는다.

 높이는 4m를 넘기지 않기로 했다. 저상트레일러의 경우 딱 높이가 30cm다. 도로 여기저기에 보면 높이제한이 4.5m 정도 되기 때문에 집 높이 4m와 트레일러 30cm를 더해도 4.3m에서 끝난다. 더 높아졌다간 이동하다가 지붕이 날아가는 악스러운 장면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여차저차 정해진 최종 사이즈는 가로 6.6m 세로 3m 높이 4m였다.


두 번째로 자재비의 최대치를 정했다.

 처음 정했던 가격은 500만원이었지만 내게 건축을 가르쳐주시고 1,000만원이라는 돈까지 투자해주신 건축가님의 도움으로 자본금을 1,000만원으로 올려서 짓기로 했다. 사실 500만원으로는 도저히 목조주택을 지을 자신이 없었다. 1,000만원정도면 어떻게든 비빌 수 있겠지. 폐자재도 좀 주버오고 하면..


세 번째로 골조를 정했다.

 집에선 뼈에 해당하는 골조를 목조로 하기로 한 이유는 개인적인 판단에 가장 합리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엔 한옥, 흙부대 집, 판넬, 컨테이너 중에서 어떤 집을 지을까 고민이 많았다.

흙부대 건축이나 한옥을 짓는 곳에 일을 도우러 갔을 때 미장에 들어가는 노동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컨테이너 하우스는 비용이 적게 들지만 그만큼 단열/기밀에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결로가 생길 것 같았다. 겉의 차가운 쇠와 내부 단열로 넣은 따뜻한 단열재 사이에는 분명히 온도차로 인한 물기가 생길 것이고 이 물기는 곰팡이를 제조할 것이라는 것이 내 판단이었다. 판넬주택은 시공이 쉽고 단열도 제법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비용이 목조주택과 별로 차이가 없었다. 


 경량 목구조는 혼자 지어도 충분히 무리 없이 지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선택하게 됐다. 무엇보다 이동식 주택인 만큼 미장을 발라놓으면 다 갈라질 것 같아서 그나마 이동에 자유로운 목조를 선택하게 됐다. 목조 하면 뭔가 좀 더 친환경적인 느낌도 있으니까.




 적고 나니 별 내용 없지만 위의 몇 가지들을 고민하고 정하는데 거의 2~3주란 시간이 흘렀다. 




다음 글 예고

 전국 15명의 농촌 청년 주거 욕망 조사, 이동식 주택(Tinyhouse)과 관련된 자료조사, 국내 경쟁사 분석?(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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