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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koN Apr 02. 2021

네덜란드, 어린이도 의회 의원 선거에 참여할 수 있을까

우리의 언어로 정치를 배운다.

 

우리의 언어로 정치를 배운다. 어린이를 위한 네덜란드 총선 선거 가이드

"정치는 지루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네덜란드 총선 3월 17일, 3월 16일엔 어린이들이 선택한 선거 결과 이벤트도.

2021년 네덜란드 의회 선거를 알리는 벽보 ©장혜경

 

어린이를 위한 네덜란드 총선 선거 가이드. 우리의 언어로 정치를 배운다.

어린이들이 지지 정당을 찾기 위해 2010년 만들어진 선거 가이드 초기화면 캡처

 

“정치인들은 아이들의 삶에 대해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만 때로는 정치를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 아이들이 따라갈 수가 없다. 아이들을 위한 선거 가이드 (Kieswijzer voor Kinderen: 8세에서 13세까지 사용)는 우리들의 언어로 정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11년 전, 어린이 선거 가이드의 아이디어를 낸 아홉 살 어린이 위체 왈스트라가 선거 가이드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그의 아이디어를 도운 회사와 정당들의 도움으로 어린이 선거 가이드의 역사는 시작됐다.

 

어린이 선거 가이드는 모두 스무 개의 질문으로 이뤄져 있다.

문항에는 기후, 경제, 의료 및 문화와 같은 중요한 사회적 주제에 대한 스무 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이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주제인 소셜미디어, 괴롭힘, 교육, 노동 및 학교에서 실제로 겪는 문제들에 대한 문항도 있다.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자신의 관심과 부합하는 정책을 만드는 정당에 대한 정보를 만나게 된다.


“지루하고 어려운 정치, 그러나 제대로 알면 우리 삶을 바꿀 수도 있어요.” 

로빈과 이루는 선거 가이드로 자신의 지지 정당을 찾아보고 있다. ©장혜경


네덜란드 레우바르던에 있는 빌럼 알렉산더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로빈과 이루는 초등학교 7학년 11살이다. 지난해, 로빈과 이루는 온라인 집단 따돌림에 관련한  보드 게임을 만들어 교내 대회에서 우승한 후 미래의 보드 게이머 제작자가 되는 꿈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다.

 

로빈은 “보드 게임 제작 당시부터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정치인들은 우리들의 생활에 대단한 영향을 주고 있지만 나는 정치가 어렵다고 관심을 갖지 않았다. 보드 게임을 만들 때,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많은 토론을 할 수 있었다. 나는 학교에서나 온라인에서의 따돌림은 아주 큰 문제라고 생각했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결국 정치가 하는 일이 많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라고 말했다.

함께 작업했던 이루의 요즈음 관심은 기발했다. “어떻게 하면 어린이들도 틱톡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로 돈을 버는 것이 가능할 수 있을까? 에  관심이 크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선거 관련 이벤트, 어린이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도 높여.

프로데모스(prodemos: 네덜란드의 민주주의와 법치, 그리고 하원에 대해 학교와 시민들에게 소개, 체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소)에서는 선거 체험을 신청한 학교의 학생들 대상으로 어린이들의 선거를 치르고 선거 전에  어린이 선거 결과를 먼저 발표하는 이벤트도 마련하고 있다.

이 행사는 초등학교 5학년에서 8학년까지를 대상으로 실시하며 투표하기 전에 각 정당 정책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여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된다.

정책 토론은 어른들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학교 수업을 통해서도 경험할 수 있다.


네덜란드는 다양한 연령대를 위한 선거 가이드가 배포되고 있다. 다양한 정당들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은 소수의 의견도 무시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민주주의의 원칙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국가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어린이 선거 가이드 외에도 청소년과 성인들의 투표를 돕기 위해 연령대에 맞는 주제를 활용한 다양한 선거 가이드가 제공되고 있는 것 또한 네덜란드 선거 참여를 높이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선거 기간에 주요 정당 10개의 당대표들은 어린이 기자단의 정책 질문에 답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로 잘 알려진 네덜란드, 투표권이 없는 어린 나이 때부터 선거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노력이 있는 나라, 정치의 관심을 어릴 때부터 스스로 찾아내는 나라의 미래는 그렇지 못한 나라의 미래와 다르지 않을까?

 

어리지만 스스로 정치의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어린이의 생각과 요구가 무시되지 않는 사회 문화적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 까닭일 것이다. 그런 연유로 네덜란드는 여전히 세상에서 어린이들이 행복한 나라로 지속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는 까닭일 것이다.  


EBS 글로벌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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