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인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koN Feb 10. 2022

나에게 너무 이쁜 그대!

사람들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모르는 걸까?

공자가 말한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 지천명(知天命)의 나이 고개를 넘으니 세상이 달라졌다.

아름다움의 가치, 삶을 맞는 태도가 변한다.


사람을 만날 때도 묘한 시그널이 느껴지고 세상의 풍파 속에서 체득한 감각이 작동한다.

첫인상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았던 나는 쉰을 넘기며 인연에서 함께 겪은 시간이, 그리고 함께 겪고 있는 시간이, 앞으로 함께 할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게 되었다.  


내가 그녀를 알게 된 건, 잠시 한국에 나가 만났던 내 지인 덕분이다.

네덜란드가 교집합이 되어 만날 수 있었던 인연이었다.

물론 그날, 우리는 잠시 고개 숙여 인사를 했을 뿐, 별다른 이야기 없이 헤어졌다.

네덜란드로 돌아온 나는 그때의 인연으로

그녀와 페이스북 친구가 되었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녀의 한국 생활을 전해 들었다.

그녀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세상을 자기의 집처럼 떠돌아다니며 살고 있는 노마드라 소개했다.

노매드,

나에게는 허공에 떠 있는 이 단어는 지금도 나에게는 생소하다. 아니 생소하지는 않지만, 나는 나를 노마드에 익숙한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 이 괴팍한 사회 속을 살아내면서 정규 과정을 치러내야 하는 시기가 있다. 아이는 어떡하고? 일은 어떤 일을 하면서 살까? 먹고 살 수나 있을까? 오지랖 넓은 나는 걱정이 앞섰다. 


이동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쓸데없는 노동을 필요로 하는 일인가 싶어 걱정스러웠다. 한국에서 몇 년간 삶을 이어가던 최승연 씨는 이동을 위해 태국으로 떠났다는 사실을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코로나가 터졌다.


그녀와 친구가 되다.

코로나 시기, 그녀는 남편의 고향인 네덜란드에 정착하게 된다. 네덜란드 남편을 둔 그녀에게는 이쁜 딸이 하나 있는데, 태어나면서부터 세상 구경을 한 탓에 아홉 살이라는 나이에도 아주 다양한 경험을 한 아이라는 것을 만나면 느낄 수 있다.

그렇게 그의 남편과 그녀, 그리고 이쁜 딸이 네덜란드에 정착하게 되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노마드 생활과 정착지를 정해 살아가야 하는 어려움은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정착을 한다는 것은 노마드의 삶을 살고픈 사람에게는 또 다른 시련이 버티고 서 있음을.


누구나 삶을 예측할 수는 없다. 다만 뚜벅뚜벅 걷다 보면 내가 원하지 않았지만 갈 수밖에 없는 시간이 찾아오고, 그 시간 속을 걷다 보면 또 내 길이 보이기 마련인 것을, 그렇게 살아가면서 인지상정을 알게 된다. 

정착의 두려움은 어쩌면 노마드의 인생을 산 사람에게 더 가혹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대가 서 있는 이곳, 이곳에서 그대는 또 다른 삶의 의미를 찾게 되기를.




"내 친구 승연에게


승연 씨, 우리 집엔 아직 그대가 그린 그림으로 만든 달력이 있어요. 달력은 한 해만 쓰면 더 쓸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이기도 한데, 그래서 그 그림들만 곱게 액자에 넣었어요. 당신의 정교함과 사물을 보는 눈이 얼마나 세심한 지를 느낄 수 있는 그림이었지요. 내가 갖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아는 친구가 한국에서 그대의 그림이 그려진 달력을 선물해줬어요. 난 그 그림 덕에  남편과 리스본을 다녀왔지요. 

이즈음이면 당신이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 사람인지 알겠지요?


주간 최승연을 창간한다는 소식을 살짝 전해 들었지요.

그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경험해볼 수 있는 나에게는 좋은 방문객이 될 테지요.

과거가 현재를 만들었을 테고, 그래서 그대가 네덜란드에 정착하며 느낀 새로운 감회가 고스란히 그대의 글 속에 묻어 있겠지요. 기대하겠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그대의 시선을 통해 전해진 낯선 나라들의 이야기는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다음 여행지를 결정하는데 좋은 지침이 되어주었지요. 세상이라는 무대를 장식하는 그대의 시선이 나는 늘 궁금합니다.

어쩌면 신이 기획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코로나 팬데믹에 당신의 거처는 네덜란드의 정착이 되었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이 기회에 버킷 리스트 번호가 많이 늘어나시겠군요. 


길 위에서는, 모든 길이 보이지 않으니 계획이 쉽지 않겠지요? 

상황에 맞는 판단을 해야 하지만 잠시 그 길에서 멈춰 길 밖에 서면, 전체가 보이지 않을까 해요. 학교 수업에서도 50분 수업하면 10분 쉬잖아요.

아마, 지금이 그대의 발걸음 잠시 쉬라는 시간일 것이라 생각해요."





자주 두려움과 마주한 경험이 있는 나는 지금 이 순간 그녀가 맞선 두려움이 뭔 지를 느낀다.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과 더불어 나의 존재가 이렇게 쇠락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그녀의 곁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그녀와의 대화에서 종종 느낀다.


당신!

참 아름답고 이쁜 사람!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주인공은 말한다.

두려움음 맞서면 그뿐!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라고!


이쁜 그대! 두려워 말아요. 그대는 맞서서 극복할 것이라 믿어요.


<주간 최승연>을 응원합니다. 

함께 응원!!!

브런치에서 검색 가능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