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언론 이야기 #1 문과는 죽지 않아
원래 과거 이야기를 정리하려고 쓰고 있던 건데, 인공지능을 먼저 정리해야겠습니다.
요즘 오픈 AI가 만든 챗GPT 때문에 인공지능 챗봇이 굉장히 핫합니다.
제가 경험했고 현재 벌어지는 일을 토대로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오늘 글의 주제는 '인공지능과 문과'입니다.
제가 일전에 인공지능을 언급하면서 드린 말씀이 있습니다.
현재가 이과의 시대처럼 보여도 문과는 죽지 않는다고요.
콘텐츠 구성과 기획이라는 부분에서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말입니다. (전 공돌입니다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분석과 학습 영역에도 문과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난해 국내 한 대학교와 함께 기획하고 교수팀의 도움을 받아 조만간 언론에서 쓸 세 가지 인공지능 기술이 나옵니다.
곧 이것을 실무에 써볼 예정인데, 특허를 낸 기술 하나를 언급하자면 '언어 처리 기술'입니다.
우리말의 자연어 처리는 아시다시피 영어와 크게 차이 없을 정도로 기술력이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인공지능 학습의 결과물이긴 한데, 그건 이미 네이버나 카카오, 스타트업들에서 너무 잘하고 계십니다.
물론, 우리가 이렇게 돈이 많이 드는 걸 한다는 건 아닙니다.
저희는 언어 처리, 예를 들면 단문이나 딱딱한 글을 사람이 말하는 듯 유하게 바꿔주는 부수적인 기능 개발에 눈을 돌렸습니다.
이 기획의 토대, 영감은 제가 지난 2016년 페이스북과 국내 최초로 했던 총선 콜라보에서 나왔습니다.
당시 정치부사장이 미국에서 직접 우리 방송국에 와서 회의도 하고 뉴스 녹화도 했는데,
그분이 한국어를 분석하는 게 커다란 도전이라고 말하면서 뒤에 건넨 말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언어학자가 20~30명 정도 있어요. 믿어 볼 수밖에요."
네, 언어학자가 키맨이었던 겁니다.
이 당시 부사장의 말은 페이스북의 결과물로도 알 수 있었지만, 이번에 교수팀과 언어 처리를 하면서 확실하게 알게 됐습니다. 검증이 된 거죠.
지난해 초기 기획은 저와 교수팀이 했는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인공지능을 학습시킬 때 체계적으로 교육시킬만한 언어학을 잘 아는 사람을 찾아야 했던 겁니다.
그런데 멀리 가지 않고도 해결이 됐습니다. 정말 운이 좋게 공동연구자에 이름을 올린 제 동기가 언어학과를 나온 것이었습니다.
멘사 회원이기도 한 그 친구는 총 3000개의 샘플 중 10%를 언어학에 기초해 학습시키도록 도움을 줬고
뛰어난 교수팀의 도움으로 결과도 꽤 괜찮게 나온 것 같습니다.
꼭 언어학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인공지능 학습에 문과의 감성과 지혜가 필요할 겁니다.
왜냐하면 인간처럼 보여야 불쾌한 골짜기가 없어질 테니까요.
어쩌면 챗GPT가 곧 이걸 깰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인간의 영역. 기획이라는 부분은 여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오늘은 여기 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