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은 Nov 08. 2023

적당히 미니멀라이프, 즐거움

좋아하는 것들로 돌아오기


예전에는 모두 비운 단순한 것만이 좋은 것이라 생각했다. 성숙한 것, 계속해서 나아지는 것, 올바른 것이 좋다고. 그것도 아름다운 삶이지만 내가 좀 더 좋아하는 가슴 뛰는 삶의 방식은 완벽해지려고 하기보다 자연스러운 작은 것들을 주변에 적당히 채우고 만족하며 살아가는 삶인 듯하다. 그렇게 조금 더 가볍게 살아가는 것.


감사한 것은 '와-' 하고 즐거울 수 있는 순간이 사소한 편이고, 언제나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순수한 즐거움은 나에게는, 자연 속에 잠깐 머무는 것이나, 걷는 것이나, 채소 요리를 먹는 것과 같은 일들. 공원을 산책하다가 귀여운 강아지나 고양이를 마주친 순간이라던가.. 그렇게 기분 좋은 상태에서 일에 적당량 몰입하는 순간 또한 즐겁다.



쾌락(도파민)을 주지만 결론적으로는 기분이 좋지 않은 것도 있었다. 알코올, 자극적인 음식, 온라인 게임이나 동영상을 너무나 많이 보는 것과 같은. 또는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지나치면 힘들다. 운동도, 독서도, 글쓰기도 할당량을 넘어선 순간에는 역효과였다.


좋은 것만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을 때도 힘들었다. 다양한 상황들, 감정들이 있음을 알고 계속해서 정화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도 중요한 듯하다. 마음을 정화하는 것은 처음에는 감정을 해소하는 다양한 활동을 해볼 수 있겠지만, 내게 가장 좋은 것은 설렐 수 있는 것을 꾸준히 곁에 두는 것이었다. 부정적인 감정을 붙잡아 끝없이 생각하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짧게 감정을 바라보고 인정하고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좋았다.


넘긴 페이지는 결국 내가 만들어내는 것. 빈 페이지에 좋아하는 것을 채우는 것은 내 몫이었다. '진짜' 좋아하는 것은 몸에도 좋고 마음에도 좋았다. 깨끗하고 향기로운 것, 그러나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것. 과정도 결과도 즐거운 것. 순수한 즐거움을 누리기 어렵다면, '진짜' 좋아하는 것과 함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즐거움만 좇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는, 쾌락을 이야기하는 것일 것이다. 진짜 좋은 것은, 모두에게 좋다. 그러한 '좋음'은 타인에게도 '좋음'을 전해준다.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저서에서 쓴 글 중 한 구절이 있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전념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을 거라고. 내가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것에 전념하고 있을 때, 이를 알아보고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이들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타샤가 말했듯, 삶은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하기에도 너무 짧다. 다양한 굴곡들을 겪겠지만, 늘 마음에서 우러난 행복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행복은 자신만 알고 있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적당히 미니멀라이프, 지속의 마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