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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원 Nov 12. 2023

#06 Kyoto_2

비어 있는 바탕화면






Leica Q+Summiiux  I  2023 ㅣ Kyoto






바탕화면을 비워 두는 것을 좋아한다. 개인적인 성향의 이유이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복잡함이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을 때 빈 바탕화면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나에게 빈 화면은 새로운 휴식처 이자 또 다른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출입문 같은 것이다. 세상의 어떤 곳이든 통과해야 하는 출입문이 있기 마련인데 때때로 문지방이 높아서든 귀찮아서든 여러 가지 이유로 출입문이 아닌 다른 곳으로 진입하려 할 때가 많다. 잠시의 편안함을 위해 정리되지 않은 문으로 쉽게 접근하려 한다. 결국은 다시 반복해야 되고 대부분 일이 더 많아진다. 생각이 많아지고 정리가 되지 않을 때  높고 낮음의 복잡함 들을 카테고리의 폴더들로 정리하고 나면 비로소 다음 일들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어느새 어지러워져 있던 바탕화면은 어디든 들어갈 수 있는 폴더 하나만 덩그러니 남게 되고 묘한 안도감과 함께 다음일에 대한 계획들을 세우기 시작한다. 의식 같은 버릇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바탕화면은 비워져 있을 것이고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것 같다. 








































Kang sangwon  ㅣ  2023 ㅣ Ky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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