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부터 44면까지 컬러풀한 우간다 신문

우간다 신문 한 부는 우리나라 돈 600원 정도

by 김널드

그래도 한국에서 소박하게 몸담으면서 준비했던 분야가 이 바닥이어서 그런지 아프리카의 언론, 특히 내가 살고 있는 우간다라는 곳을 신문을 통해 바라보고 싶었다(결코 우간다에 거주한 지 한 달만에 글감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우간다 신문 기사를 하나하나 해체하기에 앞서, 우간다에서 영향력 있는 두 개의 서로 다른 매체를 바탕으로 이곳의 언론 환경을 소개하고자 한다.


보수와 진보, 혹은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것은 배부른 소리

우간다에도 신문이 많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두 개의 신문은 'New vision'과 'Daily monitor'이다. 우리나라 언론의 경우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개별 이슈에 따라 신문의 색깔이 달라지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물론 우리나라 언론 환경 역시 선진국에 비해 굉장히 경직돼 있고 언론에 허용된 편향성조차 일관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곳은 우간다라는 점을 다시 한번 명심하자). 이곳에서는 소위 말하는 보수와 진보, 진보와 보수를 나누기 어렵다. 민주주의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언론은 크게 친정부와 반정부로 나뉜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New vision'은 사실상 우간다 정부의 입김이 매우 많이 들어가는 신문사로 친정부 성향이 강하다. 반면 'Daily Monitor'의 경우 케냐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현 정부에 반하는 목소리를 내는 신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 온도차는 신문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나 역시 우간다와 아프리카 정세에 대한 배경지식이 몹시 부족하지만 그 온도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2019년 1월 20일 일요일 신문(이곳은 일요일에 신문이 나온다!)을 보면 'New vision'의 경우 무세베니가 여성 평의원(지방정부) 월급을 올려주기로 구두 약속한 것이 신문 두 면을 할애해 실려 있다(구두 약속이 이렇게 크게 실리는 것이 다소 당황스러움).

DSC06396.JPG 현재 지방정부 여성 평의원의 연봉은 12만sh으로 우리나라 기준 4만 원도 되지 않는다(2019.01.20. SundayVISION)
DSC06400.JPG 학생조차 노동력으로 쓰이는 열악한 가정형편, 조혼, 학교에서 점심을 구할 수 없는 상황, 우간다 학교 전반에 대한 정기적인 감시 부재를 원인으로 들었다(2019.01.20 DM)

반면 'Daily Monitor'의 경우 120만 명에 이르는 학생이 P7(초등학교 최고 학년)이 되지도 못한다는 헤드라인을 1면에 싣고 있다. New vision에서는 초등학교 졸업에 실패한다는 기사는 단 한 토막도 찾아볼 수 없고, 반대로 Daily Monitor에서는 무세베니의 구두 약속에 관한 기사를 단 한 토막도 찾아볼 수 없었다.



우간다에서 느낀 스카이캐슬급 교육열
DSC06403.JPG 전적으로 저를 믿으셔야 신문에 얼굴 실을 수 있습니다(2019.01.20 SundayVision)

우간다에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가기 위한 레벨테스트가 존재하는데 이 레벨테스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학생을 신문 여러 면을 할애해 소개한다. 굳이 성적순은 아니고 여러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레벨테스트를 통과했거나 좋은 성적을 거둔 친구들의 사진이 실린다. 이는 두 신문 모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었다.

DSC06399.JPG 순위가 사람 눈을 이렇게 피곤하게 만든다(2019.01.20 SundayVision)

하지만 New vision의 경우 레벨테스트 성적을 기준으로 학교 랭킹을 매기는 대단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1위 학교부터 2590위까지 총점을 일일이 받아서 이를 서열화하는 정성이 대단했다. 우간다 신문의 종이 규격은 우리나라로 따졌을 때 중앙일보 수준으로 작다. 중앙일보의 경우 신문 용지 규격은 줄여도 글자 크기는 거의 바꾸지 않았는데, 이곳은 이 작은 용지에 모든 내용을 다 때려 넣고 있다. 우간다 신문은 근시와 난시를 동시에 유발하기 딱 좋았다. 이처럼 제한된 종이 규격에도 깨알 같은 글씨로 우간다 학교 서열을 매기는 세태가 다소 안타까웠다.



카툰과 별자리

경향신문의 장도리처럼 Daily Monitor 역시 만화가 존재한다. 이곳에서 풍자만화를 보면서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은 풍자만화의 그림체는 전 세계를 막론하고 비슷하다는 것.

DSC06404.JPG 마케레레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무세베니 대통령이 심각한 청년실업 상황에서 음악과 코미디에 뛰어들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 걸 풍자한 만화(2019.01.20 DailyMonitor)

별자리 운세가 다소 귀여운 부분이었다. 토템 신앙이 매우 다양하고 많은 아프리카인만큼 기대가 컸지만 우리의 운세보다 못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최소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백운산 운세를 처음 봤을 때처럼 그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우 세부적이고 자세하지만 어느 날, 어느 사람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그런 운세 말이다. 하지만 서양의 별자리 운세와 크게 다르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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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으로 보는 우간다는 매주 한번 매거진 형식으로 업로드됩니다.

**첫날부터 일요일 신문을 월요일에 올려 버렸네요^^(우간다는 아직 월요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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