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 막노동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날씨가 추워지는 것은 꽤나 괴롭다는 것을 느끼며 노숙자나 따뜻한 구들장 없이 살고 있는 사람들의 겨울나기가 안타까워지며 땡그랑 한 푼 땡그랑 두 푼 빨간 구세군 통에 내 가벼운 주머니를 뒤져 발견된 지폐 한 장을 서슴없이 집어넣고 감사합니다 복 받으십시오 라는 구세군의 말에 살짝이 볼을 붉히며 뒤돌아 집으로 오는 길은 살짝이 따뜻했으나 가난하다 못해 없이 살아야 하는 이 겨울에 난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앞서 다소 불안해하며 집으로 돌아와 따뜻한 구들장에 몸을 밀착시키고 애벌레처럼 이불을 둘둘 둘러말고 혼자 징징거리다가 잠들었다 일어났더니 하루라는 것이 다시 시작되었다는 짜증이 밀려오고 몸이 아프려고 하니 나가기도 싫고 그렇다고 안 나갈 수도 없고 또 구들장에 들러붙어 구시렁구시렁 혼잣말만 많아지는데, 날은 밝아오고 배도 고파오고 화장실이 가고 싶은 데 가기는 귀찮고 밀려오는 막막함을 걷어내기도 힘들고 귀찮고 지금 어떻게 해서든 한 문장으로 오늘의 기록을 마치려고 바둥거리는데 어디까지 한 문장을 쓸 수 있을지 어째서 쉼표가 저 지경에 가서 꽂혀 있는지 혼자 낄낄거리고 앉아 혼자만의 유흥을 노닥거리고 있다 보니 한 시간이 훌쩍 가버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