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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무 글쓰기 Feb 14. 2024

벌 세계를 들여다보면 신기한 게 많다.

꿀벌을 키우다

농촌 생활에 대비해 2016년 4월부터 꿀벌 키우는 것을 배웠다. 강서구에 사는 친구 소개로 양봉 회원에 가입했다. 벌 한 통의 40만 원인데 20만 원은 정부에서 보조해 주고 나머지 20만 원을 본인이 부담하는 조건이다. 장소는 방화동에 있는 개화산으로 꽃이 많은 지역은 아니지만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한적한 곳이다. 


벌들도 겨울이 오면 활동을 안 하고 공처럼 뭉친다. 벌통 속은 볏짚으로 보온해 주어야 한다.

5월~ 6월 사이에 7~ 80% 벌꿀을 채취하여 1년을 먹고살기 때문에 일 년 중 가장 바쁜 달이고 나머지 기간은 벌을 관리한다. 


벌 세계를 들여다보면 신기한 게 많다. 벌은 여왕벌, 일벌, 수벌로 구분한다. 수벌은 교미하고 나면 죽는다. 여왕벌은 알만 낳고 4년 정도 산다. 다른 벌에 비해 4배나 오래 산다. 여왕벌이 제대로 알을 낳지 못하면 일벌들이 죽인다. 일벌은 40일 정도 살면서 꿀을 물어 오고 집 안 청소 일만 하다가 침입자가 나타나면 침을 쏘고 자기는 죽는다. 침을 쏘면 그 침이 내장이다 딸려 나오기 때문이다.


수벌은 침이 없어 쏘지 못하고, 꿀을 많이 먹기 때문에 교미에 필요한 수벌만 남기고 나머지는  

 죽여 버린다. 여왕벌은 교미할 때 건강한 세끼를 부화하기 위해 멀리 날라 제일 멀리까지 날 수 있는 수벌과 교미를 한다.


꿀 채취 장소가 산언덕에 있으면 운반하기가 어려워 양봉장에서는 힘이 좋은 사오십 대 남자를 좋아한다. 양봉하기 위해 장소 선택이 중요하다. 우선 꽃이 많고, 앞이 막힌 데 없이 트여 벌이 비행하기 좋고, 습기가 없고, 벌꿀을 운반하는 차량 출입이 편한 곳이 좋다. 벌들의 분비물이 차량이나 건물에 떨어지면 잘 닦아지지 않아 시내는 양봉 설치가 적합하지 않다. 벌꿀이 공해에 약하기 때문에 도시의 벌들이 살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환경이 깨끗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우리나라 꿀 생산의 70%를 아까시나무 꽃에서 땄다고 한다. 벌꿀 농사하는 사람은 아카시 나무를 귀하게 여기지만 많은 사람은 우리의 토종 나무를 죽이고 산소에 해악을 끼치는 나무라고 생각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지금은 수명이 40년 정도 되어 옛날에 많이 보이던 아까시나무는 보기 드물다. 오히려 산림청에서 보호하는 정책을 피고 있다.


 가짜 꿀 구분은 간단하다. 상품 설명서에 ‘사양 벌꿀’이라고 적혀 있으면 설탕물을 먹여서 만들 꿀이다. 겨울철에는 꽃이 없어 설탕을 안 먹일 수 없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눈여겨보면 알 수 있다.


벌꿀 생산량은 기후, 꽃의 풍부함, 벌의 건강 상태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나라는 4계절이 분명한 기후로 인해 다양한 종류의 꽃을 통해 풍성하고 차별화된 맛의 꿀을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국내에서 생산되는 꿀의 가격이 수입 꿀에 비해 경쟁력이 너무나 떨어지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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