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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경달다 Feb 10. 2024

제대로 이별하지 못하는

미처 몰랐던 때에는 핑계라도 될 수 있었다

이렇게 갑자기 이별하게 될 줄 몰랐다고

그래서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건네지 못했다고

황망하고 허망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을 전하지 못한 건 결코 내 탓이 아니었다고

그러나,

이제는 안다

예정된 이별 앞에서도 나는 당신에게 제대로 인사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거듭되는 이별의 순간은 한결같이 느닷없고

그 앞에서 나는 언제나 속수무책임을

짧고 다정한 인연에 작은 선물을 준비하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앞으로도 몸 건강히 잘 지내시라고 미소를 짓고 담담하게 인사를 건네보지만

이내 돌아서서 아쉬움에 어찌할 줄 몰라라 하는 나는

여전히 제대로 이별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추신)

놓쳐버린 인연과 물건과 시간과 공간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내가 표현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고마웠다고, 이별이 너무너무 서운하다고, 이 다음에 우리 꼭 다시 만나면 좋겠다고, 그때까지 무탈하시라고 온몸과 마음을 다해 기원한다고...

당신을 향해 미처 다 표현하지 못한 내 마음은 이러하다고 꼭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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