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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오월 Feb 02. 2024

감사한 하루

하루를 살아냈다는 사실에 대하여

오늘 하루 잘 살아냈습니다. 다행히도 하루 세끼 잘 챙겨 먹을 수 있었네요. 엄마의 사랑 덕분에 세끼 모두 집밥을 든든히 먹을 수 있었어요. 근처에 맛있는 스콘집을 발견해서 적당히 바삭한데 향은 풍부한 스콘을 먹을 수 있었어요. 제 발길 닿는 곳에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세먼지는 많았지만, 추위는 누그러져서 제가 입고 싶은 옷을 마음껏 입고 나갈 수 있었습니다. 패딩을 입으면 몸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 같아서 코트를 좋아하거든요. 코트만 입고 다닐 수 있는 날씨여서 가벼운 몸으로 걸을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감기로 인해 며칠 아프셨지만, 다행히 오늘 낮에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오시더니 조금은 회복된 모양입니다. 어제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대화조차 힘들어하셨는데 오늘은 같이 웃고 떠들고 하는 모습을 보니 주사와 새로 처방받은 약이 효과를 내고 있나 봅니다. 큰 병이 아닌 감기임에 다행입니다. 제가 잔소리를 해서 침대 옆에 가습기를 켜 놓으셨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가습기 꼭 꼭 틀라고 하셨대요. 제가 한 잔소리의 힘이 세졌네요. 잠시 의기양양해져 봅니다. 어머니가 며칠 아파 며칠 집안을 못 돌보시니 그 몫을 대신 나눠야 했습니다. 새삼 어머니가 뒤에서 얼마나 부지런했는지, 내가 얼마나 그 덕에 편했는지를 알 수 있는 잠깐이었습니다.


집 안에 있는 반려견 두 마리는 한 주먹 정도밖에 안 됐었는데 어느새 훌쩍 커서 주말 아침이면 같이 놀자며 자는 저를 마구 밟습니다….(그래도 귀엽습니다) 이젠 12살 10살이 된 아이들이라 어디 아프진 않을지 걱정이 되는 날이 많습니다. 그때마다 아프지 않고 잘 커주고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동물병원은 한 번 가면 나름 비용이 적지 않게 드는데, 잔병치레 없이 건강히 자라주어서 대견하기도 하네요. 또 지친 몸으로 집에 들어올 때, 크게 반겨주는 존재들이 있다는 건 너무 행복한 일입니다. 말없이 크나 큰 사랑과 온기를 주는 반려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한 하루입니다.



하루의 시간을 쪼개고 쪼개보면 감사할 순간은 너무나 많네요. 지금 가만히 누워서 몇 글자를 써 내려가는 이 순간도 역시 감사한 순간이네요. 내일은 또 얼마나 감사한 순간으로 행복의 점선이 그어질까요? 벌써 기대가 되는 2월 1일의 자정입니다.


(이 글은 2월 1일 저녁 12시 34분에 저장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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