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 보이는 말만 하지 말고 그렇게 행동하자
나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자기계발서를 읽어왔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보긴 한다. 과거와 달리 많이 보지 않는 이유는 자기계발서가 전달하는 정보가 틀린 건 아니지만, 어느 순간 내가 그렇게 깨달았다거나 경험하지도 않았으면서 이미 다 '통달'한 척하는 언행을 하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흔히 볼 수 있는 명언 같은 걸 생각하면 쉽다. 명언은 짧지만 울림이 있는 말이다. 그리고 그 울림이라는 건 마음을 움직여 지금까지와 다른 행동을 하게끔 만드는 힘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명언을 보고 마음이 동하는 것은 그 말을 한 사람이 노력하거나 겪은 것들이 모여 짧은 문장으로 나온 정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다. 그런 울림이라는 것이 꼭 내가 행동을 해야만 얻게 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나는 자기계발서나 성공한 사람들의 강연을 들으며 그 사람들이 하는 표현이나 그 사람들의 성공 스토리를 감명 깊게 받아들였지만, 그걸 내가 행동하기 위한 힘으로 쓰기보다는 나의 사정을 합리화하는 데 더 많이 이용했다. 직접 겪지도 않았고 그만큼 노력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듣고 보았기에 나도 그들과 같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착각한 것이다.
같은 표현을 한다고 해서 같은 수준이 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나는 'A'라는 자기계발서를 읽은 후엔, 'A'에서 말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고 떠들면서도 어떤 결과물이 나올만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저 조금 후에 'B'라는 다른 자기계발서를 읽을 뿐이었다. 그렇게 반복적으로 비슷한 느낌의 자기계발서를 읽어왔지만 당연히 큰 변화는 없었다. 목표를 정하고 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야 하는데 어떤 책에서 이렇게 말하면 저 방향으로 가고, 다른 책에서 저렇게 말하면 또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며 주변을 겉돌기만 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내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계발서의 내용을 말하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진짜 그렇게 생각해?'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지 하지 않는지 명확히 알지 못했다. 너무 오랜 시간 의심하지 않고 표현해 왔기 때문인 것 같았다. 게다가 막연하게 희망차고 에너지 넘치는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배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내 인생이 변할 것이라 믿고 있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책을 통해 그들의 과정을 피상적으로 느껴봤을 뿐, 여전히 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저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면 된다고만 생각한 것이다. 책을 읽고 용기나 방법을 얻어 직접 부딪치고 배우는 게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로 대리만족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여기까지 느끼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한 번은 겪었어야 하는 일이라 생각된다.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지만 크게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스스로에게 '진짜 그렇게 생각해?'라고 물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